이호성 멀티이닝도, 전진 수비도, 박진만 감독의 수는 모두 통하지 않았다...삼성, NC에 스윕패→8위로 추락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박진만 감독이 선택한 묘수는 악수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4연패를 당하며 8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은 지난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7로 역전패했다.
3회 초 삼성은 강민호의 3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곧바로 권희동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줘 3-2로 추격을 당했으나 4회 박승규의 솔로포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6회와 7회 NC가 1점씩을 따라붙으며 4-4 동점으로 맞이한 8회. 김성윤과 이재현이 각각 사사구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구자욱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8회 말 문제가 발생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8회부터 마무리 이호성을 투입했다. 믿음직한 불펜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에게 2이닝을 맡기겠다는 의도였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올라온 이호성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4개의 공이 전부 존을 크게 벗어나며 제구 난조를 보였다. 다행히 다음 타자 서호철은 하이 패스트볼에 헛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을 잡았다.
이어 이호성은 안중열을 상대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148km/h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타자가 툭 갖다 맞히며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때 중견수 김지찬이 3루로 송구할 때 안중열이 2루까지 향하면서 1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1점 차에서 득점권 상황이 되자 삼성은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키기 위해 전진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오영수의 타구가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며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5-6 역전. 평상시대로 수비를 펼쳤으면 2루 플라이가 될 공을 무리한 전진 수비로 역전까지 내준 것.
이후 이호성은 권희동에게 1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해 격차는 5-7로 벌어졌다. 9회 득점을 추가하지 못한 삼성은 이대로 패했다.

이번 8회는 이번 시즌 삼성의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한 회였다. 최근 박진만 감독은 타팀과 다르게 고정 마무리 이호성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는 경우가 꽤 많았다. 지난달 5일 SSG 랜더스전에선 무려 2⅓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는 경기를 치를수록 이호성에게 체력 부담으로 다가왔다. 안정적인 마무리로 거듭났던 그는 7월 이후 평균자책점이 9.00,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는 2.25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삼성은 6월 이후 확실히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단타를 2루타로 둔갑시켰다. 코칭 스태프의 판단도 아쉬웠다. 9회 말이 아닌 8회였음에도 다소 무리한 전진 수비로 대응하다 역전을 당했다.

이번 NC와의 3연전을 모두 스윕당한 삼성은 결국 8위(43승 1무 44패 승률 0.494)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5할 승률도 붕괴됐다. 기대했던 7월 총력전도 물거품으로 가는 수순이다. 월간 성적 4승 5패로 승보다 패가 많다.
다행히 이번 시즌 KBO리그 순위싸움은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지며 8위 삼성과 플레이오프권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5위에 위치한 KT 위즈(45승 3무 41패 승률 0.523)와의 차이는 2.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 기회가 있는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많은 부분을 뒤바꿔야 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