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11연승 꿈 산산조각’...前 KIA 라우어 4이닝 2실점 패전+게레로 주루 대참사 '총체적 난국'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모든 좋은 일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10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최다 연승 기록(11연승)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던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선 전원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씩 터뜨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승리를 만들어내며, 강력한 투수진까지 더해진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공든 탑이 무너졌다. 토론토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 경기에서 1-2 패하며 연승 행진을 멈췄다.
그리고 전 KIA 타이거즈 출신 에릭 라우어가 패전 투수가 됐다. 그는 4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에서 긴 이닝을 던지는 롱릴리프로 뛰던 에릭 라우어는 최근 선발 로테이션에서 ‘피기백(선발 투수가 짧게 던진 뒤 이어 던지는 두 번째 선발 역할)’으로 전환됐다. 올 시즌 팀에게는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
지난 4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시즌 최장인 6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해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6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이날 라우어는 4이닝 68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에는 삼자범퇴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회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들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막았다. 3회도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겼다.
4회 들어 흔들렸다. 선두타자에게 초구 안타를 맞은 뒤, 1사 1루에서 에드가 케로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내줬다. 이어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레닌 소사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아 2실점째를 기록했다. 다음 타자를 삼진 처리하긴 했지만, 라우어는 5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아직 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손가락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토론토 타선은 이날 32타수 9안타에 그쳐 답답한 경기를 보였다. 특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세 번이나 득점권에서 타석에 섰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의 주루 실책도 뼈아팠다.

3회 게레로 주니어는 야수선택으로 출루했다. 이어 상대 선발 아드리안 하우저의 견제 악송구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같은 플레이에서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가 쉽게 태그아웃되며 이닝을 끝냈다. ‘무모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6회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1로 뒤진 1사 1,3루에서 애디슨 바거가 강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화이트삭스 1루수가 이를 잡아 곧바로 2루로 송구해 이닝을 끝내는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1루 주자 엘코가 1루 베이스를 밟는 순간, 포스 아웃 상황이 사라졌기 때문에 게레로가 런다운을 유도해 시간을 끌었다면 3루 주자 네이선 루크스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 수도 있었다. 게레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라우어에게 1점도 지원하지 못하면서 패전을 안겼다.

라우어는 지난해 시즌 도중 KIA에 합류해 통합 우승을 함께 한 바 있다. 그러나 기록은 냉정히 말해 기대 이하였다. 7경기 34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한국시리즈에서는 3차전에 등판해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우승에 나름대로 힘을 보탰으나 재계약은 불발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마이너계약을 맺은 그는 트리플A에서 담금질하다가 5월 1일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올 시즌 4승 1패 평균자책점 2.65로 순항 중이었기에 이번 짧은 등판이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