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95.9%’ 압도적! 거의 모두가 ‘지구 최강 좌완’ 인정하네…‘역대 2번째’ 대기록도, 94년 만의 진기록도 보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현시점에서 누가 뭐래도 ‘지구 최강 좌완 투수’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라는 데 이의가 없는 듯하다.
MLB.com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 3번째로 진행된 2025 정규시즌 사이 영 상 모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 6월 10일 공개된 시즌 2번째 모의 투표 이후 꼭 한 달 만에 다시 진행된 것이다. 1위표부터 10위표까지 인당 10명을 선정하는 실제 투표와 달리, 모의 투표인 만큼 인당 1~5위표만 집계했다. 총 49명의 패널이 투표에 참여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익숙한 이름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스쿠발이다. 스쿠발은 5월과 6월에 앞서 진행된 모의 투표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선두에 서며 1위 독주 체제를 굳혔다. 심지어 49장의 1위 표 가운데 무려 47표나 받았다. 득표율로 치면 95.9%다.
2023시즌부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스쿠발은 지난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31경기 192이닝을 던지며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탈삼진 228개로 AL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다승과 탈삼진은 MLB 전체에서도 1위였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6.4를 쌓아 이 해 MLB를 누빈 모든 투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당연히 사이 영 상이 뒤따라왔다. 스쿠발은 1위표 30장을 독식하며 ‘만장일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L 역사상 13번째로, 디트로이트 선수로는 2011년 저스틴 벌랜더 이후 첫 만장일치였다.

그런데 올해도 수상을 향해 직진 일변도다. 스쿠발은 18경기 116이닝 10승 2패 평균자책점 2.02 탈삼진 148개로 대다수 지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AL 1위, 다승과 탈삼진은 2위다. WAR도 4.5로 AL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세부 지표는 가히 ‘압도적’이다. 148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4개만 내줬다. 9이닝당 탈삼진(11.5개)과 9이닝당 볼넷(1.1개) 모두 MLB 전체 선발 투수 가운데 1위다. 그런 선수가 피안타율(0.190)도 AL 3위로 낮다. 덕분에 WHIP(9이닝당 출루 허용)도 0.810에 불과해 이 역시 MLB에서 가장 낮다.
최근 2경기에서도 각각 7이닝 13탈삼진 무실점,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이러니 사이 영 상 2연패를 향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커진다.

AL에서 사이 영 상 2연패가 나온 것은 1999년과 2000년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마지막이다. 심지어 마르티네스는 AL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만장일치 수상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스쿠발이 올해도 1위표를 전부 ‘싹쓸이’한다면 마르티네스의 업적을 24년 만에 재현할 수 있다.
아울러 스쿠발은 2년 연속 투수 트리플크라운에도 도전한다. AL 역사상 단 2명 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그런데 최근 기록인 로저 클레멘스(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997년-1998년 연속 달성은 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클레멘스의 기록을 빼면 1930년-1931년 레프티 그로브(당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마지막이다. 스쿠발이 올해도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하면 무려 94년 묵은 진기록을 꺼내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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