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홈런왕 랄리, '남다른 정신 수양법'으로 저지 넘본다...24년 만에 MVP 역사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시애틀 매리너스 칼 랄리는 이번 시즌 전반기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36)일 뿐만 아니라, 배리 본즈가 작성한 메이저리그 역대 전반기 최다 홈런인 39개(2001년)도 갈아치울 기세다.
그는 현재 타율 0.265, OPS 1.01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랄리는 도루 9개로 팀 내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맹활약에 그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AL) MVP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까지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5.9와 조정 득점 창출력(wRC+)183로 1위 저지(7.2·224)를 뒤쫓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그는 “이런 자리에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고, 지금 내 위치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의 내 자신에게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고 싶고, 팀 승리에 최대한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자신을 저지와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저지는 독보적인 존재이기 때문. 실제로 저지는 메이저리그 여러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122개), 타율(0.360), 장타율(0.737), OPS(1.205) 모두 선두다.
그는 저지에 대해 “정말 놀라운 선수다. 저지가 하고 있는 일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랄리의 타율은 2할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타석에서의 발전은 결과보다는 타석에서의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가끔 답답해진다. ‘뭔가를 바꿔야 하나, 여기저기 조금씩 손봐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타석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그 과정 자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보다는 매일매일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 내가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이제는 한 투구, 한 투구에 집중해 그 공에서 이기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믿음은 통했다. 랄리는 5월 한 달간 타율을 0.304까지 끌어올렸고, 홈런도 12개를 몰아쳤다. 6월에도 타율 3할대를 유지하며 홈런 11개를 추가, 결국 저지를 제치고 커리어 첫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그의 기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랄리가 만약 저지를 제치고 MVP를 수상하면 스즈키 이치로 이후 24년 만에 시애틀 소속 AL MVP가 탄생한다. 또 16년 만에 포수 출신 수상자가 탄생한다.
과연 랄리가 저지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써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