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억 공중분해’ 더 이상 참지 못한 양키스…‘통산 1,772안타’ 베테랑 2루수, 7월 타율 0.467에도 방출 임박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뉴욕 양키스는 300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허공에 버리면서까지 ‘개편’을 택했다.
양키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DJ 르메이휴를 양도지명(DFA) 처리했다.
이에 따라 르메이휴는 즉시 웨이버 공시와 함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다. 3일 내로 클레임을 통해 영입하는 선수가 없다면 트레이드 혹은 방출로 양키스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트레이드 대상을 구하지 못하는 한 사실상 ‘방출 대기’ 상태가 된 셈이다.

놀라운 소식이다. 르메이휴는 2011년 데뷔해 통산 15시즌 간 MLB 무대를 누벼 왔다. 2019년부터 양키스에 합류해 올스타 1회 선정, 타격왕 1회 수상 등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1시즌부터 나이 탓인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단 67경기에 출전하면서 타율 0.204 2홈런 26타점 OPS 0.527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르메이휴의 부진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양키스는 르메이휴를 쉽사리 버릴 수 없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맺은 6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237억 원)의 장기 계약 때문이었다. 좋든 싫든 2026년까지는 르메이휴와 동행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양키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계약 기간 1년 반 정도를 남기고 르메이휴를 내보냈다.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에 따르면, 르메이휴의 잔여 연봉은 약 2,200만 달러(약 302억 원)에 달한다.
타이밍이 특이하다. 5월 하순에 1할대 타율로 부진하던 르메이휴는 이달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6경기에서 타율 0.467(15타수 7안타)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슬슬 살아나려나 싶을 때 정리해 버린 것이다.
전조는 있었다.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지난 9일 현지 팟캐스트 ‘Talkin' Yanks’에 출연해 올 시즌 3루수로 주로 나서던 재즈 치좀 주니어를 2루수로 옮길 것이라 밝혔다. 이유는 치좀의 어깨 통증. 송구 부담이 적은 2루로 옮겨 선수를 관리해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그 이상의 ‘저의’가 있다는 의심도 따라왔다. 올 시즌 양키스의 2루수 포지션 OPS는 0.655로 아메리칸리그(AL) 8위에 불과하다. 이에 타격감이 좋은 치좀을 2루로 보내고 트레이드를 통해 3루수를 보강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로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지난 4일 “양키스가 콜로라도 로키스의 3루수 라이언 맥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아울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도 물망에 올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러한 분위기가 되니 르메이휴의 팀 내 입지는 급격히 줄었다. 타격이 애매한 고액 연봉자를 백업으로 쓸 바엔 유격수도 볼 수 있고 젊으면서 연봉도 저렴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팀에게 이득이다.
그래선지 양키스는 300억 원이 넘는 돈을 문자 그대로 ‘버리는’ 선택을 내렸다. 돈이 아까워도 지금이야말로 개편의 시기라고 본 것이다. 안 그래도 양키스는 최근 10경기에서 4승만 따내며 AL 동부지구 2위로 처진 상태다. 르메이휴를 내보낸 것을 신호탄 삼아 분위기 반등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