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고민 가득' 필승조 최준용이 흔들린다...롯데 후반기 돌파구 찾을 수 있을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웃을 수 없었다. 불펜진의 핵심 최준용이 다시 한번 무너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롯데는 이민석이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김강현, 정현수, 정철원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삭제했다. 3-1로 앞선 상황. 8회와 9회만 넘기면 시즌 47승째를 거둘 수 있는 상황.

8회 초 롯데는 최준용이 등장했다. 그는 선두 타자 양석환과 이유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으나 1사 2, 3루에서 오명진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제이크 케이브를 1루 땅볼로 막아 위기를 넘겼다.
12개의 공을 던진 최준용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종전과 달리 멀티 이닝을 책임진 이유는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통증을 안고 있기 때문.
최준용은 패스트볼 구속은 153km/h까지 나오며 여전했으나 제구가 원활하지 않았다.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김재환, 박준순을 범타 처리했으나 추재현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를 맞았다.
폭투를 던져 2사 2, 3루 위기에 몰린 최준용은 스트라이크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강승호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속 투수 김상수가 이유찬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내줘 그의 실점은 '3'으로 올라갔다.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최준용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5.74까지 높아졌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던 최준용은 지난 5월 재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1군에 합류했다. 종전과 달리 전성기 시절의 패스트볼 구속(150km/h)을 회복하면서 롯데 팬들은 필승조 1명이 돌아왔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준용은 지난 6월 펄펄 날았다. 14경기 15이닝을 던지며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6월 27일 열렸던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⅔이닝 3실점 경기만 아니었어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날씨가 뜨거워진 탓일까. 최준용은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지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⅔이닝 5실점으로 혼쭐이 났던 그는 이날도 3실점을 올려 2경기 연속 블론 세이브를 남겼다.

롯데는 이번 시즌 정철원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홍민기까지 성장시키며 불펜진을 완성했다. 홍민기-정철원-최준용에 특급 마무리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다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대체 선수가 부족하다. 김강현, 정현수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한 김진욱은 불펜으로 나서도 흔들리며, 베테랑 구승민과 김상수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준용에겐 다행스럽게도 롯데는 10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휴식기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만약 그가 지난 6월에 보여준 모습을 되찾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