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91→0.308’ 신민재에게 무슨 일이? 홍창기의 ‘리드오프’ 역할 완벽히 넘겨받았다…2대회 연속 태극마크도 ‘청…

[SPORTALKOREA] 한휘 기자= 두 달 사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다. LG 트윈스의 ‘리드오프’ 신민재 이야기다.
신민재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신민재는 2회에 박해민을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6회 말 무사 1루에서 들어선 4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이라이트’는 7회였다. 박해민이 2타점 3루타에 이어 상대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키움이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신민재는 곧바로 바뀐 투수 윤석원을 상대로 좌중간 깊숙이 떨어지는 장타를 날렸다. 단숨에 3루까지 내달렸다. 올 시즌 첫 번째 3루타였다. 이어 천성호의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

신민재의 알토란같은 활약 속에 LG도 12-6 낙승을 거뒀다. 시즌 48승(2무 37패)째를 챙긴 LG는 선두 한화 이글스(51승 2무 33패)에 3경기 반 차로 뒤진 2위 자리를 지켰다.
신민재의 올 시즌 성적은 78경기 타율 0.308 1홈런 29타점 11도루 OPS 0.753이다. 늘 그렇듯 장타는 적어도 높은 타율과 출루율(0.395), 빠른 발을 앞세워 선전 중이다. LG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호평이 자자하다.
사실 불과 2달 전만 하더라도 평판은 정반대에 가까웠다. 신민재는 4월부터 부진에 시달렸다. 한 달 넘게 타격감이 도통 살아나지 않았다. 5월 11일에는 타율 0.191 OPS 0.535로 시즌 최저점을 찍었다. 끝내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런데 신민재가 2군으로 내려간 다음 날인 13일 ‘리드오프’ 홍창기가 무릎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결국 퓨처스리그 2경기만 뛰고 열흘 만에 다시 1군에 합류했다. 그리고 반전이 시작됐다.
1군 복귀 후 하위타선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신민재는 6월 5일 NC 다이노스전을 기점으로 1번 타자로 낙점됐다. 그러자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다. 5월 29일부터 시작된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22경기까지 늘리며 맹타를 휘둘렀다. 볼넷도 꾸준히 얻어냈다.

1군에 돌아온 5월 22일 이후 신민재는 39경기에서 타율 0.384 1홈런 17타점 OPS 0.89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같은 기간 1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가장 타율이 높다. 출루율도 0.438로 훌륭하다. 시즌 초의 끔찍한 부진을 잊고 홍창기의 공백을 잘 메워 주고 있다.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일전에서는 데뷔 후 1,223타석 만에 첫 홈런을 때려냈다. 심지어 이날 LG 타선은 상대 선발 투수 이승현에게 8회까지 ‘노히트’로 묶이고 있었다. 그런데 9회 초에 때려낸 팀 첫 안타가 신민재의 뜻깊은 홈런이었다.

이제 신민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도 바라본다. 신민재의 타격 성적은 올 시즌 KBO리그 2루수 가운데 NC 다이노스 박민우(타율 0.319 1홈런 47타점 20도루 OPS 0.844) 다음으로 좋다.
더구나 유사시 외야수로도 나설 수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도 갖췄다. 빼어난 주력 덕에 대주자로도 위협적이다. 설사 주전은 되지 못하더라도 백업으로 이만한 쓰임새를 갖춘 선수는 몇 없다.
육성선수 출신인 신민재는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며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올해 써낸 ‘반전 드라마’까지 더해지면 2대회 연속 태극마크를 달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진=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