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이 나오는데 무려 99년이 걸렸다!, 'ML 역사상 3번째' 이정후 동료 베일리, 새로운 역사를 썼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평생에 잊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2회 말 샌프란시스코는 선취점을 기록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볼넷, 이정후의 안타가 이어지며 1사 1, 2루를 만든 뒤 도미닉 스미스가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필라델피아는 6회 동점을 만들었다. 알렉 봄과 닉 카스테야노스가 출루해 만든 2사 1, 2루에서 오토 켐프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면서 1점을 획득했다.
필라델피아는 내친김에 역전에 성공했다. 7회 브랜든 마쉬의 2루타에 이어 카일 슈와버가 스펜서 비벤스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한 손으로 당겨쳐 우측 경기장 끝을 넘어가는 장외 홈런을 터트렸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으로 기록되는 스플래시 히트였다.

8회까지 점수를 기록하지 못해 패색이 짙었던 샌프란시스코는 9회 말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케이시 슈미트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윌머 플로레스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패트릭 베일리가 조던 로마노의 한가운데로 몰린 시속 93.9마일(약 151.1km) 패스트볼을 힘껏 당겨쳤다.
베일리의 타구는 오라클 파크 가장 깊숙한 좌중간 벽을 맞고 떨어졌다. 중견수 마쉬가 뒤늦게 타구를 쫓아갔으나 베일리는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고, 결국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해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베일리의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장면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경기를 끝낸 건 지난 2013년 5월 26일 외야수 앙헬 파간이 기록한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더 놀라운 기록도 있다.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가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한 경우는 무려 1926년 8월 12일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당시 워싱턴 세인츠의 베니 테이트가 기록했으며 이전에는 시카고 컵스의 팻 모란이 역사를 장식했다. 즉 역대 3번째 포수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자 99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베일리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공이 펜스로 넘어가길 빌었다”라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치려면 많은 일이 잘 풀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석에서 공을 치자마자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며 “분명히 트리플스 앨리(베일리의 타구가 향한 벽) 쪽으로 가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최소한 3루까지는 달려야겠다는 심정으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베일리보다 앞서 홈 플레이트를 밟은 슈미트도 크게 놀랐다. 그는 “정말 짜릿했다”라며 “제가 지금까지 해본 경기 중 가장 미친 경기 중 하나였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베일리는 홈에서 홈까지 무려 16.59초 만에 달리며 초당 27.4피트(약 8.35m)의 스프린트 속도를 기록했다. 광경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슈미트는 “그가 달린 것 중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포수치고는 꽤 잘 달리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