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석, 홍민기도 터졌는데... 롯데 1순위 유망주→'ERA 10.00', 김진욱은 언제쯤 살아나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2군에서 주목을 받은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 투수들이 하나둘씩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시즌 부활한 최준용(2020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비롯해 최근 5선발 자리를 굳힌 이민석(2022 드래프트 1차 지명)과 최근에는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2020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까지 잠재력이 만개했다.
그럼에도 롯데에는 아직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2021 KBO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선발한 김진욱이다.

김진욱은 이번 시즌 초반 5선발로 나서 나름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첫 등판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2번째 한화 이글스를 상대론 5⅓이닝 6피안타 1자책으로 틀어막아 첫 승을 따냈다. 3번째 경기에서도 KIA 타이거즈를 맞아 5⅔이닝 2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망주 김진욱이 꽃을 피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모두 생각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이후 2경기에서 도합 2⅔이닝을 던져 13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제구와 구위가 모두 무너지면서 손을 쓸 수 없었다.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된 그는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2군에서도 김진욱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그를 지켜본 뒤 1군으로 불러들였다. 이번엔 불펜 자원으로 기용하기 위함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복귀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던 그는 이후 5경기에선 4⅔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이번에도 KT 위즈를 상대로 2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뒤 다시 퓨처스리그로 향했다.

그리고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롯데는 김진욱, 조세진, 최향, 황성빈을 1군에 등록했다. 가장 주목을 끈 선수는 부상에서 돌아온 황성빈이었으나 김진욱 역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직전 퓨처스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5-3으로 앞선 8회 초. 구승민이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자,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김진욱을 투입했다. 좌투수에 약한 좌타 외국인 선수 제이크 케이브에 대한 맞춤형 대비였다. 그러나 이는 패착이었다. 김진욱은 슬라이더 3개를 연속해서 던진 뒤 4구째로 123km/h 몸쪽 커브를 구사했으나 케이브가 이를 정확하게 당겨쳐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5-5가 되자 롯데는 곧바로 김진욱을 빼고 김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 김상수까지 2점을 내준 롯데는 5-8로 패했다.
이날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1실점을 기록한 김진욱은 평균자책점이 10.00까지 치솟았다. 이는 데뷔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김진욱은 이번 시즌 피홈런이 크게 늘어 실점도 증가했다. 27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홈런을 맞았다. 사실상 2⅔이닝 당 홈런 1개는 맞는 셈이다.
주축 타자들이 줄부상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46승 2무 38패(승률 0.548)로 리그 3위에 올랐다. 지난 2017시즌 이후 무려 8년 만의 가을야구는 물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는 현재 정철원-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리그 정상급 불펜 트리오를 구축했다. 여기에 최근 홍민기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홍민기가 선발로 이동할 경우 좌완 불펜이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3명은 모두 우완 정통파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진욱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반기에는 부진을 털고 살아날 수 있을지. 그의 행보를 지켜보자.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