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삼성 베테랑 필승조 '와르르' 무너졌다...오매불망 백정현만 기다리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해에 이어 삼성 라이온즈의 이번 시즌 키워드도 ‘불펜’이다.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FA 시장에서 김재윤(4년 58억 원), 임창민(2년 8억 원), 오승환(2년 22억 원) 3명을 잡았다. 기존의 김태훈과 함께 베테랑 ‘판타스틱4’를 구축해 가을야구에 도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막대한 투자를 한 덕분일까. 삼성 불펜진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하며 두산 베어스(4.54)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리드 수성률 역시 81.8%로 1위 KIA 타이거즈(82.1)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삼성은 2025시즌 불펜이 지난해에 비해 더 나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필승조-마무리를 오가며 사실상 마당쇠 역할을 했던 김재윤이 보직을 마무리로 고정하면 KT 시절의 위용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에 배찬승, 이호성 등 신예 투수와 FA를 앞둔 백정현이 합류하면 좌우 균형을 갖춘 최고의 불펜진을 만들 것처럼 보였다.
예상과는 다르게 이번 시즌 삼성의 불펜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평균자책점은 4.67로 지난해보다 0.30이 낮아졌으나 이는 투고타저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번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는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6위다. 리드 수성률은 74.6%로 9위에 그쳤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는 베테랑들의 저조한 활약이 가장 먼저 꼽힌다. 마무리로 출발한 김재윤은 36경기에 나서 3승 4패 5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82까지 추락했다. 박진만 감독은 그를 마무리에 이어 필승조-추격조로, 차례로 옮기며 부담을 줄여줬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6월 26일 경기 이후 잠시 2군으로 내려보낸 뒤 8일 1군에 복귀했으나 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끝판 대장'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시즌 초반 1군에 합류하지 못한 그는 지난 6월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2경기에서 부진한 뒤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반전을 꾀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 2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임창민 역시 이번 시즌 13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셋 중에 가장 좋은 것처럼 보이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9.85에 이른다.

베테랑 FA 트리오가 무너진 가운데, 삼성은 지난 8일 NC와의 경기에선 새로운 필승조 리더 김태훈까지 고개를 숙였다다. 7회 말 7-5로 앞선 1사 1, 2루 상황에서 올라온 그는 오영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처했다. 다음 타자 김한별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으나 권희동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김태훈은 박민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상황을 맞이했다. 그리고 서호철에게 던진 120km/h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몰려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박진만 감독은 긴급하게 배찬승을 투입했으나 그마저 손아섭에게 볼넷, 박건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7-10으로 7회를 마쳤다. 결국 삼성은 9-10으로 패했다.

어느덧 43승 1무 42패(승률 0.506)로 5할 승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삼성은 백정현의 복귀만을 기다리고 있다. 백정현은 이번 시즌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 32⅓이닝 2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5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잠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그는 후반기에는 돌아올 예정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진출, 더 나아가 가을야구에서 승리를 위해선 백정현에게만 기대서는 안 된다. 베테랑 불펜의 부활이 절실한 삼성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