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km→153km→155km' 잃어버린 강속구 되찾았다...불굴의 고우석, ML 1위팀서 빅리그 데뷔 꿈 이룰까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잃어버린 구속이 점점 되돌아온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꿈도 가까워지는 걸까. 험난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고우석이 '돌직구'의 위력을 되찾으며 희망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한 고우석은 2023년까지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맡은 2019년부터 5시즌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했다. 2022년에는 데뷔 첫 40세이브 고지를 돌파(42세이브)하며 구원왕 타이틀도 차지했다.
고우석이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강속구'였다. 커리어 하이였던 2022년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무려 시속 153.5km에 달했다. 다소 주춤했던 2023년에도 평균 시속 152.3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미국 진출 당시 현지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고우석의 구속은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4km)에 육박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불펜으로 활약할 수 있을 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고우석은 지난해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마이너리그 44경기서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의 초라한 성적으로 미국 진출 첫해를 마무리했다.
가장 큰 문제는 '구속 저하'였다. '베이스볼 서번트(Baseball Savant)'에 따르면 지난해 고우석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2.8마일(약 149.3km)에 머물렀다. 2023년 KBO리그 시절에 비해 평균 시속이 3km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뒤 DFA(지명양도) 조처되는 등 다사다난한 첫 시즌을 보낸 고우석은 올해 역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시범경기 개막을 코앞에 두고 수건으로 섀도 피칭 훈련을 하던 중 오른손 검지가 골절되는 황당한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어졌다.

재활을 마친 뒤 5월 9일부터 실전 등판에 나선 고우석은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트리플A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7일 경기서 패스트볼 평균 시속 92.7마일(약 149.2km), 최고 시속 93.5마일(약 150.5km)을 기록했다. 이후 마이애미 산하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으로는 마지막 등판이었던 16일 경기서 평균 시속 93.4마일(약 150.1km), 최고 시속 94마일(약 151.3km)로 구속을 끌어올렸다.
트리플A 5경기(선발 1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1실점)로 순항하던 고우석은 마이애미로부터 갑작스럽게 방출 통보를 받았다. LG로 복귀 가능성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고우석은 KBO리그 유턴이 아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팀(8일 기준 58승 34패 승률 0.630)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톨레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산하) 소속으로 4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은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아직 크게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3일 경기서 2이닝 3실점으로 크게 흔들린 탓에 평균 자책점이 나빠졌을 뿐,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4경기(5⅓이닝)에서 볼넷을 단 1개만 내주고 탈삼진을 8개나 잡을 정도로 볼넷과 삼진 비율이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건 KBO리그 시절의 구속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첫 등판이었던 3일 경기서 고우석은 패스트볼 평균 시속 93.9마일(약 151.1km), 최고 시속 95마일(약 152.9km)을 마크했다. 이어 지난 7일 등판에서는 평균 시속 94.6마일(약 152.2km), 최고 시속 96.5마일(155.3km)을 기록하며 1⅓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024년 1월 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은 이후 1년 6개월 사이 수많은 역경을 마주했던 고우석은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조금씩 상승하는 구속만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그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