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 빅리그 진입' 꿈꿨던 심준석, 루키리그 3년 차 'ERA 11.57' 충격 부진...'고우석 방출' MIA서 살아…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진입을 꿈꿨던 3년 차가 됐지만, 여전히 심준석(마이애미 말린스)이 뛰는 곳은 루키리그다.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승격은커녕 방출이 걱정될 정도로 부진하다.
심준석은 올해 루키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57(9⅓이닝 13실점 12자책)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5월 10일 경기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수확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들쭉날쭉한 투구를 선보이며 평균자책점이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 불안'이다. 삼진 12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를 21개(볼넷 15개, 몸에 맞는 볼 6개)나 내줬다. 9이닝당 탈삼진(11.57)보다 9이닝당 볼넷(14.46)이 훨씬 높다. 이 때문에 피안타율은 0.182로 높지 않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2.25에 이른다.
영점이 잡히지 않다 보니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지난달 19일 FCL 메츠(뉴욕 메츠 산하)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몸에 맞는 볼 3개와 볼넷 2개로 2실점 한 뒤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5일 FCL 애스트로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전에서는 35구 중 스트라이크를 15구(약 43%)밖에 던지지 못하는 등 ⅔이닝 4사사구(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2개)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이 경기를 마치고 심준석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31에서 11.57로 치솟았다.

덕수고 시절 최고 16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초고교급 투수로 주목받은 심준석은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 대신 미국 직행을 택했다. 2023년 1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은 그는 3년 안에 빅리그 무대를 밟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태평양을 건넜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2023시즌 루키리그 4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 8이닝 13탈삼진 3볼넷, 피안타율 0.111과 WHIP 0.75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항했다. 그러나 부상 악령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발목 문제로 데뷔 시즌 출발이 늦었던 그는 흉근, 어깨 등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2024년 부상자 명단(IL)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심준석은 7월 31일 2대1 트레이드(심준석, 개럿 포레스터↔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를 통해 피츠버그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팀을 옮겼다. 심준석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피츠버그 구단이 불과 2년 차를 맞은 파이어볼러 유망주를 다른 팀으로 보낸 것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실전 경험을 채우기 위해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참가했으나 6경기 평균자책점 19.80(5이닝 11실점)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 5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가 무려 14개(볼넷 12개, 몸에 맞는 볼 2개)에 달할 정도로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올해 역시 지난 가을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마이애미는 지난달 18일 트리플A에서 5경기(선발 1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1실점)으로 순항하며 빅리그 진입 희망을 밝히던 한국인 투수 고우석을 갑작스럽게 방출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투수들보다도 연봉이 높은 고우석(225만 달러)을 한 번도 빅리그로 불러올리지 않고 내보내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 정도로 마이애미는 종잡을 수 없는 구단이다.


2004년생인 심준석은 아직 만 21세에 불과한 유망주이기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여지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에서 더 이상 반전이 없다면 언제까지 기회를 받을지 장담할 수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마이애미 말린스·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