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안 됩니까?” 다저스, 983억 괜히 썼나…올라오자마자 피홈런 2개라니, 잘 하나 싶더니 또 ‘와장창’

[SPORTALKOREA] 한휘 기자= 구원 투수에 1,0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한 LA 다저스의 선택은 결국 ‘오판’이었을까.
다저스 좌완 투수 태너 스캇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섰다.
스캇은 다저스가 1-2로 끌려가던 8회 초에 투입됐다. 추가 실점 없이 1점 차를 지키고자 한동안 마무리 투수로 자주 쓰던 스캇을 8회에 내보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승부수’였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스캇은 선두타자 크리스찬 워커에게 5구 만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12호)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야이너 디아스에게도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대형 솔로 홈런(12호)을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두 점을 헌납했다.
그나마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안정을 찾던 스캇은 2사 후 잭 쇼트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재차 흔들렸다. 참다 못한 다저스 벤치가 움직였다. 루 트리비노를 부랴부랴 투입해 불을 껐다.
스캇은 ⅔이닝 2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8회에 벌어진 격차를 뒤집지 못하고 1-5로 지며 휴스턴에게 ‘스윕’을 갖다 바쳤다.

스캇은 201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꾸준히 활약을 이어 온 ‘좌완 파이어볼러’다. 평균 시속 97마일(약 156km)의 패스트볼과 89마일(약 143km)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구위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의 선수다.
볼티모어 시절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스캇은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한 후 2023시즌 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올스타에도 뽑혔다.
2024시즌까지 스캇의 통산 성적은 383경기 31승 24패 55세이브 67홀드 평균자책점 3.56이다. 마지막 2시즌만 따로 놓고 보면 146경기 150이닝 18승 11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2.04로 특출나다.
스캇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었다. 불펜 보강을 노리던 다저스가 4년 총액 7,200만 달러(약 983억 원)라는 거액을 선사했다. 다저스의 새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4월까지는 8개의 세이브를 챙기며 나쁘지 않게 활약했다. 그런데 5월 들어 월간 평균자책점 7.59(10⅔이닝 10실점 9자책)로 무너졌다. 세이브를 2개만 따내는 동안 블론세이브를 3개나 저질렀다.
잠시 마무리 자리에서 쫓겨났던 스캇은 6월 들어 평균자책점 1.35(13⅓이닝 4실점 2자책)로 호투하며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이때도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이를 우려했는지 다저스도 부상에서 돌아온 커비 예이츠를 스캇 대신 9회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다저스의 우려는 이번 휴스턴전 부진으로 끝내 현실이 됐다. 올 시즌 스캇의 성적은 42경기 40⅔이닝 1승 2패 18세이브(5블론) 7홀드 평균자책점 3.76이다. 무난하게 나쁘지 않은 불펜 투수의 기록이지만, 7,200만 달러의 계약을 거머쥔 ‘비싼 몸’에게 바라는 성적은 아니다.
이미 SNS 등지의 다저스 팬들은 “샌디에이고로 반품 안되나”, “스캇은 짐 싸서 떠나야 한다”, “트레이드 좀 알아봐라”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돌아선 민심을 붙잡으려면 더 분발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