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씹어먹었는데...' 역수출 신화, FA 대박 모두 물거품으로?...심각한 부진에 빠진 페디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메이저리그(MLB) 역수출 신화를 넘어 FA 대박을 노렸던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꿈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페디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1회 말 페디는 선두 타자 이안 햅을 범타 처리했으나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2사 2루에서 시속 90마일(약 144.8km)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를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PCA)이 정확하게 밀어 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에도 페디는 선두 타자 니코 호너에게 2루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 리즈 맥과이어를 땅볼 처리했으나 와일드 피치가 나와 호너가 3루까지 밟았다. 이후 맷 쇼, 햅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되자 세인트루이스는 곧바로 페디를 내리고 존 킹을 올렸다. 그러나 킹이 카일 터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페디의 실점은 3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페디의 최종 기록은 1⅔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이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원활하지 않았으며,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날카롭지 않아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을 골라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1라운드 출신 대형 유망주 출신인 페디는 지난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시즌 동안 102경기에 나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평범한 기록에 그치자, 워싱턴은 그를 FA로 놓아줬다. 이후 페디는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페디는 한국 리그를 완전히 지배했다. 지난 2023시즌 30경기에 나서 180⅓이닝 동안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를 기록했다. 다승, 방어율, 탈삼진 트리플크라운에 오른 그는 NC의 연장 계약을 거부한 뒤 메이저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페디가 선택한 팀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였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화이트삭스는 페디에게 2년 1,500만 달러(약 205억 원)를 제안했다. 페디 역시 금액도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큰 경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을 느꼈다.
지난해 페디는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화이트삭스에서 반시즌을 뛰며 21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11로 활약했다. 상위권 팀에서도 2, 3순위 선발을 맡을 수 있는 성적이었다. 이에 트레이드 시장에선 그의 인기가 폭발했다. 1년 반을 저렴하게 쓸 수 있었기에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결국 그는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며 2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페디는 화이트삭스 시절에 비해선 다소 기록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대로 가면 FA 대박은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상태였다. 3년 2,400만 달러(약 328억 원)에 애리조나와 계약한 메릴 켈리를 넘어설 수 있는 수준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페디의 성적은 점점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6월 이후 성적이 떨어져 우려가 더 크다. 6월 4패만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5.93을 기록한 그는 7월에는 1경기 평균자책점이 20.25에 이른다. 현재 3승 9패 평균자책점 4.75를 찍은 그는 팀에서 가장 먼저 10패 고지에 오를 기세다.
만약 지금과 같은 흐름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페디는 켈리보다는 크리스 플렉센(컵스)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펜데믹이 창궐했던 시절 KBO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플렉센은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성공적인 2년을 보냈으나 계약 마지막 해에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대형 계약을 맺지 못했다.
사진=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