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大굴욕이 있나? 올스타전 선발투수가 ERA 꼴찌라니?...롯데 박세웅, 후반기는 '올스타급 선수'로 거듭날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4시즌 연속 올스타전 출전이 눈앞이다. 2년 만에 '별들의 축제'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최근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올스타전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당초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예정된 선수는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였다. 이들은 선발 투수 부문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당당히 올스타 선발의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지난 3일 원태인이 오른쪽 등 부상으로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자연스럽게 올스타전 출전도 무산됐다. 이에 KBO는 원태인의 대체 선수로 팬·선수단 투표 차점자였던 박세웅을 대체 선수로 합류시켰다. 박세웅은 팬 투표에서 무려 101만 2,511표를 받아 3위 김광현(SSG 랜더스)에 무려 47만여 표가 앞섰다.

이번 시즌 박세웅은 '올스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발은 좋았다. 첫 등판에서 5이닝 4실점 패전의 쓴맛을 본 뒤 8연승에 성공하며 다승 선두로 올라섰다. 타선의 폭발로 승운도 있었지만, 본인의 투구 내용도 수준급이었다. 첫 9경기까지는 8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최고의 국내 선발 투수로 거론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후다. 지난 5월 1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더니 6월부터는 아예 성적이 바닥을 찍었다. 6월 이후 성적은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11.91, WHIP 2.51로 해당 기간 1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반대로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모두 메이저리그(MLB)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급 타자로 변모했다. 박세웅의 피안타율은 0.413, 피OPS는 무려 1.267에 달했다.

롯데는 박세웅의 컨디션을 살리기 위해 지난달 11일 그를 말소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박세웅은 가장 최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선 4이닝 11피안타 3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져 이번 시즌 최다 실점 경기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5.38까지 치솟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4명 가운데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5.40) 1명뿐이다. 국내투수 중 '꼴찌'다.

박세웅은 2023년 올스타전에서 생애 첫 선발투수의 감격을 누렸다. 당시 전반기 15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활약했던 그는 올스타전 무대에서 우비를 입고 등판하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지만,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후반기 12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4.11로 주춤하며 3년 연속 10승이 불발(9승 7패 평균자책점 3.45)됐다.

올스타전은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별들의 잔치’이다. 그러나 박세웅은 현재까지 이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은 덕분에 원태인의 대체 선수로 올스타전에 나서게 된 그는 '평균자책점 국내투수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박세웅은 2년 전 올스타전 선발 등판 이후 성적이 내리막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반대로 올스타전 등판을 계기로 진짜 ‘올스타급 선수’로 올라설 수 있을지 모두가 그의 후반기 성적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