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감탄만 나오는 수비 범위와 ‘터닝 스로’…4일 만에 선발 출전한 김혜성, ‘호수비+총알 안타’로 가치 증명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4일 만의 선발 출전 기회에서 본인의 가치를 유감 없이 드러냈다.
김혜성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 서기 전부터 김혜성은 호수비를 작렬하며 박수를 받았다. 1회 초 2사 1, 2루 위기에서 크리스찬 워커의 2·유간으로 날아가는 땅볼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건져냈다. 이어 정확한 송구로 1루에서 워커를 잡았다.
김혜성이 아니었다면 중견수 앞으로 흘러가는 1타점 적시타가 될 타구였다. 1회 초부터 다저스가 선취점을 내줄 뻔했는데 김혜성이 좋은 수비로 이를 저지한 것이다.

호수비는 멈추지 않았다. 2회 초 선두타자 야이너 디아스의 땅볼이 1회 워커의 타구와 비슷한 코스로 날아왔다. 타구 속도는 더 빠르고 코스도 더 깊었으나 김혜성은 이번에도 재빠르게 타구를 낚아챘다. 이어 폴짝 뛰면서 감탄이 나오는 ‘터닝 스로’로 디아스를 1루에서 아웃시켰다.
현지 중계진이 전설적인 유격수 데릭 지터를 언급하게 하는 호수비가 연달아 나왔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팀에 기여하는 김혜성의 강점이 잘 드러났다.

좋은 수비는 좋은 타격으로도 이어졌다. 2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휴스턴 선발 투수 라이언 거스토의 5구 바깥쪽 커터를 통타해 좌전 안타를 쳐냈다. 타구 속도 시속 97.7마일(약 157.2km)의 빠른 타구였다.
이 안타로 김혜성은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나흘 만에 안타를 추가했다. 비록 미겔 로하스가 병살타를 쳐 김혜성도 누상에서 물러났으나 달튼 러싱이 1타점 2루타를 치며 김혜성의 안타를 헛되지 않게 했다.
4회 말 2번째 타석에서는 더 좋은 타구를 날렸다. 거스토의 가운데로 몰린 커브를 통타해 시속 105.4마일(약 169.6km)의 ‘총알 땅볼’을 쳤다. 아쉽게도 수비 시프트를 건 유격수 잭 쇼트에게 향하면서 아웃됐으나 타구 질이 굉장히 좋았다.
다만 마지막 두 타석에서는 연달아 높은 패스트볼에 배트가 나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과제도 남겼다. 물론 이날 심판이 비교적 높은 쪽 공을 자주 잡아준 탓에 김혜성도 배트를 더 낼 수 밖에 없던 점은 감안해야 한다.

김혜성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51(94타수 33안타) 2홈런 12타점 8도루 OPS 0.885가 됐다. OPS가 끝내 0.9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좋은 성적이다.
이달 들어 13타수 2안타로 타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아쉽다. 그래도 오늘 경기에서 좋은 타구를 여러 차례 생산한 점은 고무적이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다저스는 1-5로 지면서 휴스턴과의 3연전을 ‘스윕패’로 마쳤다. 다저스가 특정 구단에게 스윕을 헌납한 것은 지난 5월 17~19일 LA 에인절스와의 3연전 이후 처음이다.
라인업 구성부터 불리했다. 주전 선수들이 휴식과 잔부상으로 여럿 이탈했다. 토미 에드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윌 스미스 없이 라인업을 꾸렸다. 경기에 나선 주전들도 특출난 활약은 못 보였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와 앤디 파헤스가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뼈아프다.
선발 투수 에밋 시핸이 5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이 불을 질렀다. 6회 초 윌 클라인이 쇼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리드를 뺏겼다. 이어 8회 태너 스캇이 홈런 2방을 맞고 승기를 완전히 넘겨버렸다.
시즌 35패(56승)째를 떠안은 다저스는 아메리칸리그(AL)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57승 34패)에게 MLB 전체 승률 1위라는 타이틀을 넘겨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