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64+세이브 2위', 그런데 등판할 때마다 ‘불안불안’…롯데 ‘역대 최고’ 클로저의 과제, 출루 허용 줄이기

[SPORTALKOREA] 한휘 기자= 기록 대비 좋지 못한 안정감을 남은 시즌에는 보완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김원중은 5-2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오선우와 김호령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으며 빠르게 2개의 아웃 카운트를 따냈다. 그런데 한준수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더니 홍종표도 2루수 쪽 깊숙한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나마 최원준을 투수 땅볼로 정리하며 경기의 마지막 아웃을 손수 잡았다. 3점 차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올 시즌 24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김원중의 올 시즌은 정말 묘하다. 일단 성적만 보면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니다. 36경기 38⅓이닝을 던지며 3승 1패 24세이브(리그 2위) 평균자책점 1.64다. 블론 세이브는 3개뿐이다.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도드라지는 성적이다. 일단 마무리 투수로 15경기 이상 나선 선수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인 선수부터가 김원중 외에는 김서현(한화 이글스·1.59)과 조병현(SSG 랜더스·1.35)이 전부다. 수성률도 88.9%로 조병현(94.7%)과 류진욱(NC 다이노스·94.7%), 김서현(91.7%) 다음 간다.

그런데도 평가는 미묘하다. 분명 세이브를 잘 챙기긴 하는데 과정이 불안해서 그렇다. 주자를 1~2명 정도 내보내고 나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예삿일이다.
올 시즌 김원중이 등판한 36경기 가운데 출루 허용 없이 ‘퍼펙트’로 투구를 마친 경기는 9경기뿐이다. 나머지 27번의 등판에서는 주자를 내보냈다. 2명 이상 내보낸 경기가 13번 있었으니, 주자를 안 내보낸 경기보다 2번 이상 내보낸 경기가 더 많은 셈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세부 지표로 그대로 드러난다. 김원중의 WHIP(이닝당 출루 허용)는 1.28로 마무리 투수로 15경기 이상 나선 선수 가운데 3번째로 높다. 박영현(KT 위즈·1.39)과 정해영(KIA·1.38)만이 김원중 위에 있다.
피안타율(0.191)과 피장타율(0.294)은 낮은 편이다. 그런데 피출루율이 0.311로 다소 높다. 이 역시 박영현과 정해영(0.335)에 이어 3번째로 나쁜 수치다. 볼넷이 문제다. 김원중의 9이닝당 볼넷은 5.40개에 달해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이렇게 주자를 자주 내보내니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런데도 세이브 성공률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가히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한다.
주자가 없을 때 김원중은 피안타율 0.271 피OPS 0.752 WHIP 1.56으로 심하게 흔들린다. 하지만 주자가 있으면 피안타율 0.106 피OPS 0.453 WHIP 1.07로 ‘철벽’이 된다. 심지어 득점권에서는 피안타율이 0.098까지 떨어진다.
이러나저러나 김원중은 롯데 구단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 세이브를 쌓으면 김원중은 40세이브로 시즌을 마친다. 롯데 역사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경지다. 40세이브를 못 채운다 해도 1점대 평균자책점-30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하면 이 역시 최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후반기에 안정감을 조금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득점권에서 최대한 분전하더라도 애초에 주자가 덜 나가는 것이 실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새 역사와 팀의 호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