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낸 시간 절대 잊지 못할 것"...롯데 외인 역사 쓴 '털보 에이스' 스트레일리, 현역 은퇴 선…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4시즌(2020~2023)을 뛰며 '털보 에이스'로 활약한 댄 스트레일리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스트레일리는 5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17년 동안 잊을 수 없는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이제는 내가 어릴 적부터 사랑해 온 이 게임(야구)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할 때가 됐다고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200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았을 때만 해도 야구가 나를 이처럼 놀라운 여정으로 이끌 줄은 상상도 못 했다. 2012년 오클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시카고 컵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신시내티 레즈, 마이애미 말린스, 볼티모어 오리올스까지 내가 입은 모든 유니폼이 꿈을 이룬 하나의 발걸음이었다"라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800이닝 이상 던졌고, 세계 최고의 타자들과 상대했다. 8시즌 동안 최고 레벨에서 경쟁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24라운드 전체 723순위로 당시 오클랜드의 지명을 받은 스트레일리는 2012년 빅리그에 데뷔, 2년 차였던 2013년 두 자릿수 승리(10승 8패 평균자책점 3.96)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2016년 신시내티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그는 2017년 마이애미로 이적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10승 9패 평균자책점 4.26)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빅리그 통산 156경기(선발 140경기) 44승 40패 평균자책점 4.56의 성적을 남긴 스트레일리는 2020년부터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롯데에서 4시즌을 뛴 그는 통산 32승 23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2020년에는 31경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194⅔이닝 동안 삼진 205개를 잡아내며 2015년 조시 린드블럼(180개)을 넘어 롯데 구단 외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 역사상 200탈삼진 고지를 밟은 투수는 스트레일리가 유일하다. 탈삼진 205개는 故최동원(1984년 223개, 1986년 208개), 주형광(1996년 221개)에 이어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BO리그서 2년 연속 10승(15승-10승)을 거둔 스트레일리는 2022년 메이저리그 재진입 도전에 나섰다가 시즌 중반 다시 롯데와 계약을 맺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1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그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3년 구속과 구위 저하로 16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37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애런 윌커슨과 교체돼 KBO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한국을 떠난 뒤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스트레일리는 트리플A서 17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5.49를 기록하며 빅리그 복귀에 실패했다. 이후 멕시코 리그 구단 디아블로스 로호스 델 멕시코에서 경력을 이어갔으나 8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반등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말 방출된 그는 현역 은퇴 수순을 밟았다.

은퇴를 발표한 스트레일리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해외에서 보낸 커리어 중 가장 의미있던 챕터는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에서 투수로 뛰었던 것"이라며 "KBO리그 팬들의 놀라운 성원과 야구장에서 느낀 열정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에서 생활은) 내가 투수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계기였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은 나와 내 가족을 따뜻하게 품어줬다. 우리 가족은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간직할 것이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아내와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 함께 뛰었던 동료 선수들과 코치, 트레이너 등 스태프들에게 차례로 인사를 남긴 스트레일리는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클랜드, 신시내티, 부산 등 그 어디에서든 나를 응원해 준 팬들께 감사하다. 여러분의 에너지와 믿음, 그리고 야구를 향한 사랑 덕분에 모든 순간이 가치 있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일리는 "후회 없이 야구와 작별을 고한다. 야구는 내게 항상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선사했다. 이제 나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려 한다"라며 "진심으로 야구에 고맙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사진=뉴스1,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