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전 16기’ 감격의 첫 승 도운 안방마님 ‘특별 케어’, 이래서 152억 썼다…“누구보다 좋아해 줘, 매번 격려해 주고 …

[SPORTALKOREA] 한휘 기자= ‘15전 16기’ 끝에 따낸 감격의 첫 승 뒤에는 안방마님의 마치 엄마 같은 ‘특별 케어’가 있었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원준은 1회부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문상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안정을 찾았는지 4회까지는 삼자 범퇴 2번을 포함해 KT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5회 초 안현민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끝내 선취점을 내줬다.
타선이 힘을 냈다. 5회 말 추재현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상대 실책을 틈타 한 명이 더 들어오며 단숨에 3점을 얻었다. 여기에 정수빈과 제이크 케이브가 추가타를 날리며 순식간에 5점을 얻었다.

최원준은 6회를 실점 없이 마무리하고 이영하에게 배턴을 넘겼다. 두산이 6-2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최원준에게 승리가 기록됐다. 올 시즌 앞선 15번의 등판에서 단 1승도 얻지 못한채 6번의 패전만 당했던 최원준이 16번째 출격에서 따낸 값진 시즌 첫 승이다.
한때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던 최원준은 지난 2시즌 간 구위 저하로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이 6.46까지 뛰어오르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팔 각도를 올리며 변화에 나섰다. 곽빈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지난해 부진을 조금은 떨쳐냈으나 유독 승운이 없었다. 퀄리티스타트도 3번 있었으나 항상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6월 24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2회까지 실점 없이 잘 던지다 손가락 찰과상으로 교체됐다. 하늘이 최원준을 외면하는 듯했다. 다행히 2군에서 재정비를 거친 후 이날 치른 복귀전에서 고대하던 첫 승리를 따냈다.

그런데 최원준의 승리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다. 단순히 경기 안에서 최원준을 잘 리드한 것을 넘어 경기 외적으로 멘탈 관리에 큰 도움을 준 것이 최원준 본인을 통해 알려졌다.
최원준 이날 승리 후 구단 공식 유튜브 ‘BEARS TV’와의 인터뷰에서 “5회 말 득점 때 (양)의지 형이 그 누구보다 좋아해 주셨다. ‘드디어 됐다’라며 많이 축하를 해줬다”라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양의지와 포옹한 장면을 되짚었다.
이어 “(양)의지 형이 (예전 등판 때)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공이 좋았는데 많이 아쉬워했다. ‘다음이 있으니 실망하지 말고 언젠가 할 수 있다’라고 자주 이야기해 줬다”라며 “경기력이 안 좋거나 힘들 때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위로를 많이 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라며 공을 돌렸다.


양의지의 투수 관리는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다. 단순히 볼 배합이나 블로킹 등으로 투수를 돕는 것을 넘어, 경기장 안팎에서 마치 엄마처럼 선수들을 잘 챙겼다. 선배 투수에게는 가벼운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풀어 주고, 후배 투수에게는 자신감을 듬뿍 불어 넣었다.
두산을 떠나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던 당시에도 이러한 모습으로 NC 영건 투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코치진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당연지사다.
두산이 2023시즌을 앞두고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양의지에게 6년 총액 152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개인 성적을 넘어 팀에 끼치는 ‘안방마님’의 긍정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최원준의 첫 승 도전에서 드러났듯 말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유튜브 'BEARS 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