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비보’ 2005년 화이트삭스 우승 마무리, 44세로 별세…‘방출→우승→의료사고’ 굴곡진 인생, “가슴 속 특별한 곳에 …


[SPORTALKOREA] 한휘 기자= 스포츠계에 재차 비보가 날아들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우승 마무리’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6일(이하 한국시각) “전직 올스타 투수이자 2005년 월드 시리즈 챔피언인 바비 젱크스가 지난 5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세상을 떠났다”라고 전했다. 향년 44세. 구단에 따르면, 젱크스는 생전 위암의 일종인 ‘선암(adenocarcinoma)’으로 투병 중이었다.
1981년생인 젱크스는 현역 시절 키 6피트 4인치(약 193cm), 몸무게 275파운드(124kg)라는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로 유명했던 구원 투수다. 2000 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애너하임 에인절스(現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잦은 부상 끝에 2004시즌 후 양도지명(DFA) 처리됐다.

화이트삭스의 웨이버 클레임을 받아 이적한 젱크스는 2005년 7월 7일 MLB 데뷔전을 치렀다. 한동안 추격조로 나서며 기대 이상의 적응력을 선보였다. 이에 9월 들어 필승조로 위상이 올라갔고, 마무리 투수 더스틴 허만슨이 시즌 막판 갑작스런 난조에 시달리자 대체 마무리로 낙점됐다.
정규시즌을 32경기 39⅓이닝 1승 1패 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75로 마친 젱크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호투했다. 월드 시리즈 2차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저지르기도 했으나 다른 경기에서는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6경기에서 4개의 세이브를 챙겼다.
특히 월드 시리즈 4차전에서 화이트삭스의 88년 만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아웃을 잡아내며 ‘헹가래 투수’가 됐다. 방출생 신세에서 1년 만에 우승 팀 마무리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젱크스는 이후로도 화이트삭스의 마무리 투수로 2010시즌까지 활약했다. 2차례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통산 329경기 341⅔이닝 14승 18패 173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07시즌에는 당시 기준 MLB 최다 타이인 41타자 연속 범타 기록도 세웠다.
다만 우승 시즌의 ‘임팩트’는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2010시즌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하면서 시즌 후 화이트삭스와의 동행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과 2년 1,200만 달러(약 164억 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부상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2011시즌 19경기 15⅔이닝만 던지며 2승 2패 평균자책점 6.32로 부진했다. 데뷔 이래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2012시즌을 앞두고 수술 도중 의료사고를 당해 한동안 운동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여파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독립리그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젱크스의 별세 소식에 화이트삭스 시절 팀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젱크스와 호흡을 맞췄던 포수 A.J. 피어진스키는 “바비 네가 그리울 거야. 넓은 마음을 지닌 커다란 친구였어”라는 메시지와 함께 ‘2005forever’라는 해시태그로 젱크스를 기렸다.
마찬가지로 2005년 우승 멤버인 외야수 애런 로완드는 “그는 정말로 예측 불가능한 변수 덩어리이자, 최고의 팀메이트였다”라며 젱크스를 추억했다.
제리 라인스도프 화이트삭스 구단주는 “상징적인 선수를 잃었다. 2005년 월드 시리즈 4차전은 우리 모두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바비는 우리의 가슴 속 특별한 곳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사진=MLB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화이트삭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