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⅓이닝 혹사→부진→2군행’ 두산 마당쇠, 퓨처스서 2달 만에 세이브…6월 이후 ERA 2.16, 드디어 반등 발판 놓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혹사’의 후유증으로 깊은 부진에 빠진 두산 베어스의 ‘마당쇠’가 2군에서 드디어 반등의 발판을 놓는 걸까.
두산 김명신은 5일 경북 문경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김명신은 6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이교훈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한동희를 상대로 2구 만에 폭투를 범하는 등 영점이 다소 안 잡힌 모습도 나왔지만, 5구 만에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7회에도 등판한 김명신은 선두타자 정대선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하지만 금방 안정을 찾았다. 김현준을 투수 땅볼, 김재상을 2루수 땅볼로 빠르게 정리했다. 이어 정은원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3번째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경기는 7회 말을 끝으로 폭염 콜드게임이 선언되며 그대로 두산의 9-6 승리로 마무리됐다. 3점 차 상황에서 올라온 김명신은 그대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5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약 2달 만에 퓨처스리그에서 따낸 세이브다.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명신은 입단 첫해부터 1군에 자주 얼굴을 비췄다. 신인답지 않게 도망가지 않고 ‘배짱투’를 선보여 눈도장을 찍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주력 불펜으로 발돋움했다. 2021시즌 추격조로 58경기에 출전하며 입지를 넓히더니 2022시즌 무너진 두산에서 68경기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분전하며 필승조로 올라섰다.
2023시즌이 ‘커리어 하이’였다. 70경기 3승 3패 1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 3.65로 리그 홀드 3위에 올랐다. 계투진에서 보직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다.

너무 많이 던진 것이 문제였다. 2021시즌 67이닝(선발 1⅔이닝 포함)을 던진 김명신은 2022시즌 79⅔이닝이나 책임져 구원 투수 소화 이닝 2위에 올랐다. 2023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이 물러나고 이승엽 감독이 부임했으나 부담은 달라지지 않았다. 79이닝을 소화해 리그 구원 투수 중 3번째로 많이 던졌다.
3년간 김명신이 책임진 225⅔이닝은 동 기간 KBO리그 구원 투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결국 탈이 났다. 2024시즌 들어 급격한 구위 하락에 시달렸다. 3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9.37로 무너졌다. 두산이 ‘불펜 왕국’을 구축했으나 김명신의 이름은 없었다.

올해도 1군에서 단 8경기만 등판해 평균자책점 5.40(8⅓이닝 8실점 5자책)으로 부진하다. 피안타가 13개에 달할 정도로 구위 문제가 여전하다. 심지어 2군에서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 20경기 4승 3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0(26⅓이닝 21실점 12자책)으로 평범하다.
그나마 5월까지 평균자책점이 5점대였던 점을 생각하면 많이 나아진 셈이다. 6월 이후로만 범위를 좁히면 평균자책점 2.16(8⅓이닝 7실점 2자책)에 피안타도 8개로 억제하고 있다. 이달 들어 치른 최근 2경기에서는 연달아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김명신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불펜 불안에 시달리는 두산에 너무나도 큰 힘이 된다. 팀을 위해 전성기를 과할 정도로 불태운 탓에 힘겨운 시기를 겪는 김명신이 고비를 이겨내고 필승조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