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저지가 나타났다' 역대급 페이스 안현민, '2024 MVP' 김도영 뛰어넘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히트작은 KIA 타이거즈 3루수 김도영이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주목했던 그는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OPS 1.067을 기록해 리그 MVP를 수상했다. 고작 21살 3년차에 거둔 성적이었기에 2010년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이대호에게 견줄 만한 대형 타자가 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김도영과 2003년생 동갑내기 안현민(KT 위즈)의 시대다. 그는 김도영과 달리 고교 시절에도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지명 순위도 김도영이 1차 우선지명을 받은 것과 달리 2차 4라운드 38번째로 선택을 받았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찼고,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안현민은 지난 5월부터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였다. 월간 성적이 타율 0.333 9홈런 29타점 OPS 1.125였다. 짧은 돌풍인 줄 알았으나 6월엔 더 강력했다. 타율과 출루율이 동반 상승했다. 이어 7월에는 전 부문에서 최고치를 찍는 수준이다. 54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그의 성적은 타율 0.342 15홈런 49타점 OPS 1.094다. 곧 규정타석에 진입하면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1위에 오를 기세다.

최근 안현민은 타자로서 약점이 없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전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2타수 2안타 그리고 볼넷을 3개나 골라냈다. 상대 투수들이 그의 장타를 막기 위해 최대한 까다로운 코스로 공을 던지지만 끈질기게 기다리고 인내한다.

이에 최근 안현민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애런 저지와 비교되고 있다. 저지는 안현민과 같이 우익수 포지션을 소화하며 현재 타율 0.363 31홈런 70타점 OPS 1.205를 기록해 타격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이제 안현민에게 관건은 누적과 꾸준함이다. 곧 다가올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이러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지난해 김도영의 임팩트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현재 그의 wRC+(조정 득점 창출력)는 205.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김도영(172.5)은 물론 2010년의 이대호(188.3)보다도 높다.

안현민이 부족한 경기 수에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부문 역시 김도영을 추월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스탯티즈 기준 54경기 동안 그가 기록한 WAR은 3.98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남은 모든 경기에 출전할 때 올릴 수 있는 WAR은 8.33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8.32를 기록했다. 정확하게 0.01차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