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은 답답해도 수비는 엄지 척! ‘262승 레전드’ 구한 이정후의 점프 캐치…비거리 121m 장타 낚아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아무리 타격이 답답해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수비력에는 엄지를 추켜세우게 된다.
이정후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레이트 필드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정후는 최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6월 한 달간 타율 0.156(77타수 12안타) 3타점 OPS 0.589에 그친다. 삼진이 단 8개에 그칠 정도로 일단 공을 잘 맞추고는 있다. 하지만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 것이 부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오늘도 아쉬움을 남겼다. 병살타-삼진-인필드 플라이로 3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즌 성적도 타율 0.243 6홈런 34타점 6도루 OPS 0.713까지 추락했다. 팀도 2-5로 역전패를 헌납했다.
그래도 수비는 변함이 없었다. 2회 말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인 저스틴 벌랜더가 흔들렸다.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직면했다.
이어 마이클 A. 테일러가 타석에 섰다. 벌랜더의 4구가 실투가 되며 가운데로 몰렸다. 테일러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공은 담장을 향해 빠른 속도로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이정후가 있었다. 끝까지 집중력 있게 공을 쫓아간 이정후는 워닝 트랙에서 폴짝 뛰어 오르며 정확하게 타구를 낚아챘다. 2타점 2루타가 순식간에 중견수 뜬공으로 둔갑했다. 벌랜더를 구하는 결정적인 호수비가 나왔다.
타구 속도 시속 101.2마일(약 162.9km), 비거리 121m의 큰 타구였다. 그냥 뒀다면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가 됐으리라. 하지만 이정후가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벌랜더는 수비의 도움으로 2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직전 레닌 소사의 타석에서도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큰 타구를 담장 바로 앞에서 좋은 수비로 건져낸 바 있다. 여기에 이정후까지 벌랜더를 도왔다. 벌랜더는 글러브를 높이 들어 이정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올 시즌 이정후는 준수한 중견수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29일까지 OAA(평균 대비 아웃 수) 2, FRV(수비 득점 기여) 4를 기록해 두 지표 모두 안정적으로 양수를 유지한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MLB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그간 중견수로 출전한 선수들이 죄다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해 이정후의 수비가 더욱 돋보인다. 2021년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견수로 한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올 시즌 이정후의 OAA와 FRV는 모두 최상위권이다. 남은 시즌 활약에 따라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홈페이지 하이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