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생산적” 로버츠는 정답을 알고 있었나…오타니·베츠 침묵한 날, 김혜성 밀어낸 키케·로하스가 다저스 7연승 이끌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정답을 미리 알고 있던 걸까.
다저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지난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시작된 연승 행진을 7경기로 늘렸다. 시즌 53승(32패)째를 거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5승 38패)와의 승차를 7경기 반까지 벌렸다.

이날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는 우려도 나왔다. 프레디 프리먼이 휴식을 위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타격에서 부침을 겪는 키케 에르난데스와 미겔 로하스가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위해 나란히 1루수와 2루수로 포함됐다.
특히 김혜성이 벤치에 앉은 점은 현지에서도 불만 섞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김혜성은 전날(29일)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안타를 추가했으나 로버츠 감독은 냉정했다.
더구나 이날 캔자스시티 선발 투수로 예고된 크리스 부비치는 좌완임에도 오히려 좌타자에 더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221 피OPS 0.595인데 좌타자 상대로는 각각 0.240 0.700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에 그쳤다. 다저스는 오늘도 5득점에 성공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심지어 상위 타선이 부진했음에도 하위 타선이 맹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다저스의 1~3번 타순에 배치된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도합 11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그런데 6~9번 타순에서 14타수 6안타(1홈런) 4타점을 합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키케였다. 0-1로 밀리던 2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부비치의 4구 체인지업을 퍼 올려 비거리 411피트(약 125.3m)짜리 역전 투런포(8호)를 작렬했다.

7회에 나온 추가점도 하위 타선이 만들었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앤디 파헤스와 맥스 먼시의 연속 2루타가 나오며 한 점을 더했다. 여기에 1사 후 로하스가 중전 적시타를 더하며 4점 차까지 도망갔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결정났다.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성공으로 돌아왔다.
이에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미국 매체 ‘디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다저스 전담 기자 빌 플렁킷은 자신의 SNS를 통해 “로버츠 감독은 키케가 좌완 투수를 상대로 생산적인 활약을 하기 위해 로스터에 포함됐다고 말했다”라며 “투런 홈런은 지극히 생산적”이라고 호평했다.
무엇보다도 감독은 성적으로 말하는 자리다. 김혜성을 향한 기용 방식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지만, 어쨌건 다저스는 투수진의 줄부상 속에서도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