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MVP’ 시절 한화 중견수가 이정후보다 잘 친다고? 타선 혈 뚫은 3안타 작렬…CWS 역전승 터크먼이 이끌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부진에 시달리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눈앞에서 한화 이글스의 중견수로 활약했던 선수가 펄펄 날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크 터크먼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1번 타자-우익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부터 방망이가 뜨거웠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앤드루 베닌텐디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3회 말 2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다. 두 타석 연속으로 시속 100마일(약 161km)이 넘는 빠른 타구를 생산했다.

터크먼의 타격감은 7회 말에 빛을 봤다. 바뀐 투수 에릭 밀러를 상대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곧바로 대주자 오스틴 슬레이터로 교체됐다. 터크먼을 시작으로 화이트삭스 타선은 샌프란시스코 불펜진을 두들기며 경기를 뒤집고 5-2 역전승을 거뒀다.
터크먼은 MLB에서 4시즌 간 활약한 뒤 2022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계약하며 한국 무대를 밟았다. 144경기에 전부 출전해 타율 0.289 12홈런 43타점 19도루 OPS 0.796을 기록하며 한화의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한화는 더 강한 외국인 타자를 원했다. 재계약이 불발된 터크먼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2023시즌을 준비하더니 뒤늦은 전성기를 열기 시작했다.
터크먼은 MLB 데뷔 후 최다인 108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52 8홈런 48타점 OPS 0.739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동 시기 한화가 브라이언 오그레디-닉 윌리엄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에 시달리며 더욱 비교됐다.
지난해에는 109경기에서 타율 0.248 7홈런 29타점 OPS 0.723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컵스 외야진이 쟁쟁해 시즌 후 방출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이트삭스와 계약하며 빠르게 새 둥지를 틀었으나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터크먼은 5월 2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을 시작으로 화이트삭스의 주전 우익수로 꾸준히 출전 중이다. 올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0.281 4홈런 14타점 18득점 OPS 0.845로 타선의 활력소 노릇을 하고 있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모든 선수 가운데 팀 내 OPS 1위다.
공교롭게도 이번 3연전 상대 샌프란시스코에는 KBO리그 시절 한 번 만나봤던 이정후가 있다. 올 시즌 이정후는 터크먼과 정확히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다. 4월까지 맹타를 휘둘렀으나 5월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이정후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 1사구로 침묵했다. 시즌 성적은 80경기 타율 0.243 6홈런 34타점 6도루 OPS 0.713으로 미끄러졌다. 타석 수가 터크먼보다 3배 가까이 많긴 하나 OPS가 0.1 넘게 떨어진다.
터크먼이 한화에서 뛰던 2022년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의 기록을 남겼다. 타율·안타(193개)·타점·출루율(0.421)·장타율(0.996)까지 타격 5관왕에 오르며 MVP와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그로부터 3년 뒤, MLB에서 둘은 다시 만났다. 여전히 입지만큼은 고액 연봉자인 이정후가 더 높다. 그러나 활약상은 터크먼의 ‘판정승’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