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살’ 기록마저 깨졌다, 최악의 하루 보낸 이정후…‘병살타-삼진-인필드 플라이’ 침묵, 타율 0.243까지 ‘↓’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 시즌 내내 지켜 오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무병살’ 기록마저 깨지고 말았다.
이정후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레이트 필드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정후는 2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으나 4-6-3 병살타로 물러났다. 올 시즌 336타석에서 단 하나의 병살타도 기록하지 않던 이정후였으나 여기서 ‘무병살’ 기록이 중단됐다. 4회 초 2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브랜든 아이서트의 슬라이더에 대응하지 못하고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3번째 타석이 아쉬웠다. 팀이 2-1로 앞선 가운데 1사 만루 기회에서 3번째 타석에 섰다. 그런데 심판의 의아한 판정이 나왔다. 조던 레저의 초구가 스트라이크 존보다 한참 높게 들어왔음에도 심판의 손이 올라갔다.
라이언 블래크니 주심은 바로 앞 윌리 아다메스의 타석에서는 확연히 존에 걸치는 공에 볼을 선언해 밀어내기 볼넷의 원인을 제공했다. 불과 1분 사이에 판정이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급해진 이정후는 레저의 2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건드렸다가 허망한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갔다. 초구 판정으로 평정심이 무너진 모습이 제대로 드러났다.
이정후는 8회 초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으나 득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2-5로 역전패를 헌납해 약체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내주는 굴욕을 당했다.

이정후의 부진이 길어진다. 이날 경기 결과로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43 6홈런 34타점 6도루 OPS 0.717이 됐다. 특히 이달 들어 타율이 0.150(80타수 12안타)에 그칠 정도로 타격감이 심각하다.
타구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5월 이후 ‘하드 히트’(타구 속도 시속 95마일 이상) 비율과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중이 모두 3~4%가량 떨어졌다. 좋은 타구가 안 나오니 안타도 그만큼 줄었다.
이정후는 전날(29일) 경기에서 모처럼 시속 104.9마일(약 168.8km)의 속도가 기록된 좋은 타구를 날렸다. 비록 야수 호수비로 안타는 되지 않았으나 반등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러나 하루 만에 안 좋을 때의 모습으로 ‘원상복구’되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도 빈공에 시달리며 경기를 내줬다. 득점권 기회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2-1 살얼음판 리드를 끌고 갔다. 그러나 7회 말에 순식간에 4점이나 헌납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수도 없이 많은 홈런성 타구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행운 속에 6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그러나 불펜의 방화로 이번에도 시즌 첫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