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봐!’ 두산에 드디어 ‘천유’ 후계자가? ‘1라운더’ 유망주 타격감 심상찮네…‘6안타 2홈런’ 박준순이 도약한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두산 베어스가 큰 기대를 거는 ‘1라운더’ 유망주의 타격감이 심상찮다.
두산 박준순은 2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준순은 2회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어 4회 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서서 큼지막한 한 방을 날렸다. NC 2번째 투수 최성영의 3구째 떨어지는 포크볼을 기술적으로 퍼 올렸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타구 속도는 151.7km/h, 비거리는 115.7m가 기록됐다. 박준순의 홈런으로 두산은 4-0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다.
박준순은 6회에도 안타를 추가했으나 곧 이은 2루 도루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8회에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두산은 박준순의 활약 속에 7-3으로 이기며 3연패 늪에서 벗어나고 시즌 31승(3무 45패)째를 올렸다.

박준순은 두산이 큰 기대를 거는 내야 유망주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내야진 리빌딩에 돌입한 두산의 차기 주전 유격수 감으로 불린다.
초반부터 1군에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개막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군에서 기량을 다듬다가 간간이 1군 기회를 받았으나 크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기용 방식도 제한적이었다. 5월 8경기에 나섰으나 전부 경기 막판 교체 출전이라 타석 수는 ‘0’이었다.
6월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이승엽 전 감독이 자진 사임하고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성역 없는 경쟁’을 천명하며 그간 외면받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기 시작했다. 박준순도 수혜를 입었다.

박준순은 지난 3일 올 시즌 3번째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자마자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를 기점으로 3루수와 2루수를 오가며 여러 차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전과 달리 ‘준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달 중순 들어 다소 부침도 겪었다. 하지만 이번 NC와의 3연전에서 불을 뿜었다. 27일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더니 이틀 만에 또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타격감을 바짝 끌어 올렸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밑으로 떨어지는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 냈다. 고졸 신인 선수가 이 정도로 기술적인 타격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족함도 적지 않다. 프로 무대의 타구에 아직 적응이 덜 됐는지 실책이 많다. 비교적 익숙지 않은 3루수로 주로 나서는 점도 있겠으나 벌써 8개째다. 1군 무대에서 꾸준히 뛰려면 보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지금껏 보여 준 타격 재능만으로도 괜히 ‘1라운더’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은 김재호의 은퇴, 허경민의 FA 이적 등으로 내야진 세대교체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유찬과 오명진, 임종성 등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1군 무대에 정착해 기대를 모은다.
박준순도 여기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었다. 등장곡 ‘날 봐, 귀순’의 가사처럼, 팬들이 지금 당장 박준순을 바라보게 만든다. ‘천유’ 김재호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박준순이 김재호가 맡던 두산 내야의 ‘키’ 역할도 이을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