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땅치고 후회하겠네! '무려 1001번째 지명 선수' 슈퍼 유틸리티 맥킨스트리, 'ML 1위' 디트로이트 선봉장됐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잭 맥킨스트리(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동화같은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맥킨스트리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말 첫 타석을 가진 맥킨스트리는 상대 선발 베일리 오버의 시속 83.7마일(약 134.7km)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4회에는 무사 1루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글레이버 토레스의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으며 득점도 추가했다.
6회에는 스스로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6-2로 앞선 상황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 이번에도 오버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사실상 승리의 쐐기를 박는 자축포였다. 또 7회에는 좌익수 방면으로 희생 플라이로 타점 하나를 더 올렸다.
맥킨스트리의 최종 성적은 4타수 3안타 2타점 1홈런이다. 이날 결과로 타율을 0.287까지 끌어올렸으며 OPS 역시 0.819로 커리어 하이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10-5로 승리한 디트로이트는 52승 32패(승률 0.619)로 LA 다저스와 함께 MLB 전체 승률 공동 1위를 마크했다(29일 기준).

다저스 출신으로 유명한 맥킨스트리는 지명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지난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저스는 그를 33라운드 1,001번째 순번으로 지명했다. 무려 1,000명의 선수가 그해 드래프트에서 맥킨스트리보다 먼저 선발됐던 것. 당시 다저스는 1라운드에 개빈 럭스, 윌 스미스, 3라운드에 더스틴 메이, 9라운드에 토니 곤솔린 등을 뽑아 황금 드래프트를 만들었다.
마이너 과정을 착실히 밟은 맥킨스트리는 지난 2019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382 OPS 1.174를 기록하며 콜업 기회를 잡았으나, 다음해 하필 코로나 펜데믹이 터지며 입지가 좁아졌다. 당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으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그는 빅리그에서도 4경기 7타석 출전에 그쳤다. 이후에도 럭스, 크리스 테일러, 트레이 터너 등에 밀려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다저스는 지난 2022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불펜 보강을 위해 맥킨스트리를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마틴과 맞바꿨다. 이 순간이 그의 인생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컵스에서의 활약은 저조했지만, 다음해 곧바로 디트로이트로 팀을 옮긴 뒤 주전에 가까운 역할을 맡았다. 2023년에 무려 148경기에 나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 맥킨스트리는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특히 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슈퍼 유틸리티는 디트로이트에 큰 도움을 줬다. 유격수는 물론 3루, 2루, 외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그는 어디서든 꺼낼 수 있는 만능 카드다. 사실상 다저스 김혜성의 롤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은 덕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저스로서 아쉬운 부분은 맥킨스트리 대신 선택한 선수가 테일러였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지난 2021년까지의 활약을 바탕으로 4년 6,400만 달러(약 873억 원)의 장기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성적이 급락하며 최근 다저스에서 방출당했다. 맥킨스트리가 다저스에 남아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면, 테일러는 물론 토미 에드먼, 김혜성도 푸른 유니폼을 입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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