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좌타자한테 더 약한 투수인데? 김혜성, ‘3출루’ 다음날 바로 벤치행…좌완 부비치 상대 칼 같은 ‘좌우놀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좌타자한테 더 약한 좌투수가 선발 투수로 예고됐음에도 김혜성은 벤치로 쫓겨났다. 이쯤 하면 ‘플래툰’을 넘어 ‘좌우놀이’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중견수)-앤디 파헤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1루수)-미겔 로하스(2루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아쉬움이 남는 결단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3(81타수 31안타) 2홈런 12타점 7도루 OPS 0.968을 기록 중이다. 바로 전날(29일) 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여전히 ‘플래툰’ 신세다. 심지어 최근 들어 우완 투수가 나왔을 때도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기용 행태를 두고 말이 많았다.
앞서 로버츠 감독은 지난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그를 4~6일씩 벤치에 앉혀두고는 좋은 타격을 기대할 수 없다. 김혜성은 실력으로 기회를 따낸 선수다. 김혜성을 더 꾸준히 지켜볼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 이후 김혜성은 4일째 벤치에 앉았다. 전날 오래간만에 선발로 나서서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음에도 하루 만에 다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심지어 오늘은 에드먼이 간만에 중견수로 출전함에도 김혜성은 키케와 로하스에게 밀렸다.
물론 제한적인 출전 기회가 오히려 김혜성의 호성적을 끌어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기를 자주 소화하다 보면 상대 팀들의 분석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순간이 분명 온다. 당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시즌 초반의 기세를 잃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직·간접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콘포토나 키케, 로하스가 타격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못 보여 주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차라리 김혜성에게 주전 도약의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세부 지표를 뜯어볼수록 이번 경기 벤치행은 더욱 아쉽다. 김혜성은 좌투수를 상대로 극히 제한적으로만 나섰음에도 성과가 괜찮다. 5타수 4안타 3타점이다. 홈런과 2루타도 하나씩 있다.
무엇보다도 상대 선발 투수 크리스 부비치의 성적을 봐야 한다. 부비치는 올 시즌 15경기 91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2.18로 캔자스시티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좌완 투수임에도 좌타자에게 더 약하다.
부비치는 올 시즌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21 피OPS 0.595로 극강의 모습을 자랑한다. 그런데 좌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40 피OPS 0.700으로 지표가 더 나쁘다. 통산 피OPS로 넓혀도 우타자 상대 0.730, 좌타자 상대 0.863으로 차이가 난다.

부비치는 구속 대비 뛰어난 구위의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스위퍼와 싱커,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능하다. 그중에서도 체인지업이 눈에 띈다. 부비치의 체인지업은 스탯캐스트 구종 가치에서 8.6으로 MLB 모든 투수 가운데 4위에 달한다.
바로 이 체인지업이 부비치가 우타자에게 강한 이유다. 하지만 같은 손 타자를 상대로는 맘대로 체인지업을 던질 수 없다. 김혜성이 출격하면 부비치의 강력한 무기 하나를 지울 수 있었기에 더욱 선발 제외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