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로 출전해서 그렇다고?'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김혜성 특급 도우미' 베츠의 타격감, 로버츠 감독의 진단은?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무키 베츠(LA 다저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야구도사’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다.
베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초 베츠는 상대 선발 세스 루고의 시속 89.5마일(약 144km) 커터를 받아쳤지만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3회 2번째 타석에선 파울 팁 삼진을 당하며 타석에서 물러났다. 세 번째 타석 역시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공이 뜨고 말았다. 7회 4번째 기회에선 유격수 땅볼을 기록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결과로 베츠의 타격 성적은 타율 0.252 9홈런 41타점 OPS 0.715까지 떨어졌다. 특히 6월 이후 성적이 급격하게 나빠져 다저스 팬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의 6월 성적은 타율 0.250 1홈런 10타점 OPS 0.658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베츠는 ‘풀타임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지난 겨울 유격수 포지션에 완벽하게 안착하기 위해 수비 훈련에 몰두한 그는 OAA 성적이 +5를 기록할 정도로 놀랄만한 발전, 적응 속도를 보였다. 수비에 부담을 느끼고 이에 집중했기에 공격력이 떨어진 것일까?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LA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베츠는 지난해 시즌 초반에도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타격 성적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까지 베츠는 유격수로 활약하면서도 타율 0.368 6홈런 23타점 OPS 1.101을 기록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로버츠 감독은 베츠의 부진 원인을 ‘부족한 파워’에서 찾았다. 베츠는 이번 시즌 장타율이 0.38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 비해 1할 이상이 하락했다. 이는 그가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에 해당한다.
로버츠 감독은 “내 생각에 베츠가 배럴 타구를 잘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럴을 찾을 줄 아는 선수이지만, 평소보다 좀 더 쫓기다보니 더 많은 팝업 타구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타구에 힘을 얻으려면 배럴 타구를 찾아야 한다”고 해법을 설명했다.
베츠는 실제로 이번 시즌 배럴 타구 비율이 5.6%에 불과해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또 강한 타구를 나태내는 지표인 ‘하드 히트 비율’ 역시 35%로 데뷔 이래 가장 낮다.

올시즌을 앞두고 베츠는 MLB 무대에 진출한 '코리안리거' 김혜성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며 주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슈퍼 유틸리티 롤을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은 베츠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MLB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에 반해 정작 베츠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다저스로선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한편, 지난해 가을 포스트시즌에도 베츠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다저스 팬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매일같이 스윙을 수백개씩 더 돌리는 등 엄청난 노력을 통해 부진에서 탈출한 뒤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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