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호 안타’가 이럴 때 터지다니! 신인왕 무너뜨린 ‘타율 0.050’ 백업 포수의 반란…창원을 열광시킨 안중열의 한 방

[SPORTALKOREA] 한휘 기자= 창원을 열광시킨 결정적인 한 방이 백업 포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NC 다이노스 안중열은 27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교체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다소 갑작스러운 출전이었다. 안중열은 4회 초에 이르게 교체 출전했다. 5-2로 앞서던 NC가 순식간에 무너지며 5-5 동점을 헌납하자 2사 후 김형준 대신 투입됐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6회 초 3점을 더 내주며 역전당했다. 안중열도 아쉬운 수비로 도루 저지에 실패하고 폭투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을 남겼다. 타석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8회 말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7-9로 밀리던 NC는 흔들리는 이영하와 김택연을 공략해 추격에 나섰다. 1사 만루에서 손아섭의 1루수 땅볼을 1루수 강승호가 놓치며 1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서호철이 1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잡혀 기회가 날아갈 판이었다.
여기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안중열의 방망이가 일을 냈다. 김택연의 3구째 152km/h 패스트볼이 다소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았다. 3·유간을 깨끗하게 뚫어내는 안타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10-9 역전이었다. NC는 그대로 9회 초를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승리를 완성했다.
NC는 이 승리로 시즌 34승(4무 36패)째를 거뒀다. 같은 날 패한 7위 삼성 라이온즈(39승 1무 37패)와의 격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5위 SSG 랜더스(38승 3무 35패)와도 2경기 반차에 불과해 5위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 가는 중이다.

사실 안중열의 손끝에서 결승타가 나오리라 생각한 이는 몇 없었다. 안중열은 2014년 KT에 입단한 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노진혁의 FA 보상 선수로 지명돼 NC에 합류했다.
입지는 좁았다. 첫해는 박세혁의 백업으로 어느 정도 기회를 받았으나 부진했다. 결국 김형준이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로는 ‘3옵션’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2024시즌에는 시즌 막판에 좋은 타격감을 선보여 나름 기대감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도 김형준-박세혁의 1군 라인이 건재했다. 안중열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콜업돼 5월 1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2루타로 3타점 경기를 펼쳐 기대를 모았으나 거기까지였다.

안중열은 김형준의 손가락 부상을 틈타 1군에 복귀했다. 수비에서는 공백을 잘 메웠으나 타격에서는 안타를 하나도 추가하지 못했다. 여기에 손목에 사구를 맞은 여파로 지난 2일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던 안중열은 15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그러나 콜업 당일 선발 출전 이후로는 벤치만 지켰다. 이번 두산전 출전이 무려 12일 만이었다. 그런데 교체 출전과 함께 말 그대로 사고를 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중열의 시즌 기록은 20타수 1안타, 타율로는 고작 0.050에 불과했다. 5월 11일 기록한 2루타가 마지막 안타였다. 47일 만에 나온 안타가 이렇게 결정적인 안타가 될 줄 본인은 알았을까. ‘백업의 반란’ 덕에 NC도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