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좀 해라!” 1선발이 ‘74구 퀵후크’라니…‘흑역사 外人’ 소환한 콜어빈, 코치진 신뢰마저 잃었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콜어빈 당신, 건강한 딜런 파일 정도였어.”
두산 베어스 투수 콜 어빈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출격했으나 3⅓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어빈 본인에게나 팀에게나 이번 등판은 특별히 중요했다. 어빈은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2⅔이닝 13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8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번에는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구단도 어빈이 본궤도에 올라야 선발진을 안정화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등판에서 지난 경기의 부진을 털어내야 했다. 마침 우천 취소 등으로 8일이라는 넉넉한 휴식 기간도 주어졌다.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어빈은 1회부터 실점은 안 했으나 안타 2개를 맞으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2회에는 1사 1, 2루 위기에서 2루수 오명진의 호수비 덕에 조형우를 병살타로 돌려세워 간신히 실점을 막았다.
어빈은 3회 1사 1루 상황에서도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잘 맞은 타구를 내줬으나 이번에는 좌익수 김민석이 좋은 수비를 펼쳤다. 수비의 도움이 이어졌으나 끝내 4회를 넘기지 못했다. 1사 후 안타 3개를 연달아 맞고 첫 실점을 헌납했다.

참다못한 두산 벤치는 74구 만에 어빈을 강판하고 박치국을 투입해 불을 껐다. 그러나 7명의 구원 투수를 쏟아붓고도 끝내 1-4로 지면서 단순한 1패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
어빈의 올 시즌 성적은 15경기 79⅓이닝 5승 7패 평균자책점 4.76이다. 외국인 투수임에도 규정 이닝을 채운 25명의 선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21위, 피안타율 19위(0.262) 등 리그 하위권 선발 투수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9이닝당 볼넷 허용(4.31개)은 리그에서 가장 많다. 영입 당시 ‘현역 빅리거’로 큰 기대를 모았기에 실망도 더 크다.
4월까지는 나쁘지 않았으나 5월 이후 8경기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6.87로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매 경기 많은 4사구가 발목을 잡았다. 5월 1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조기 강판 후 마운드를 내려가며 ‘어깨빵’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달 들어 볼넷 허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피안타가 지나칠 정도로 늘었다. 구위로 KBO리그 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총체적 난국’이다.
어빈이 난타당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면 불펜 소모도 심해진다. 리빌딩을 준비하며 투수 자원을 아껴야 하는 두산이 전혀 원치 않는 상황이다.
이미 두산 팬들의 분노는 하늘 끝까지 차올랐다. SSG전 경기 종료 후 두산 구단 SNS의 댓글 창에는 어빈을 성토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콜어빈 교체 좀 합시다. 팀한테 정말 안 좋다”, “순위 싸움 안 해도 교체해야 한다” 등 혹평 일색이었다.


한 팬은 “건강한 딜런 파일 정도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딜런은 2023년 두산에서 뛰었으나 단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0(9이닝 9실점 8자책)을 기록하고 부상으로 방출당한 ‘흑역사’ 선수다. 그런 선수나 다름없는 투구를 어빈이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두산 벤치도 74구 만에 어빈을 강판하는 강수를 뒀다. 이미 구단 내부적으로도 신뢰를 잃은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온다. 팬도, 구단도 등을 돌린다면 어빈의 설 자리는 금방 사라질 수도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