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땅 치고 후회하겠네! '월드시리즈 결정적 실책→FA시장 외면' 토레스, 디트로이트서 ‘훨훨’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글레이버 토레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팀을 옮긴 뒤 펄펄 날고 있다.
토레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애슬래틱스와의 경기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1회 말 첫 타석에선 상대 선발 제프리 스프링스의 초구를 공략해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에는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5회까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잠잠했던 토레스는 8회 결과물을 만들었다. 1사 1루에서 상대 구원 투수 J.T 긴이 던진 시속 92.7마일(약 149.2km) 싱커를 높게 퍼올려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의 홈런으로 디트로이트는 5-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토레스의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 시즌 타율은 0.281, OPS는 0.816까지 끌어올렸다.

베네수엘라 출생의 토레스는 지난 2013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이후 2016년 아롤디스 채프먼 트레이드 당시 메인칩으로 꼽히며 양키스로 팀을 옮겼다.
양키스에서 토레스는 특급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18년부턴 곧바로 주전 2루수로 나섰다. 데뷔 시즌부터 올스타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2년차에는 무려 38홈런 90타점을 기록기도 했다.
상승 곡선을 그렸던 토레스는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성적이 떨어졌다. 선구안이 좋지 않아 인내심이 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수비에서도 이따금씩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팀 분위기를 떨어뜨렸다.

특히 지난해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범한 포구 실수로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토레스의 실수로 오타니가 3루로 향했고, 무키 베츠의 동점 희생플라이로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의 만루 홈런이 터져 다저스 승리했다.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의 실책으로 토레스는 머리를 감싸쥐어야 했다.
이러한 업보가 쌓여 토레스는 FA 시장에서 양키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28세라는 어린 나이와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내야수임에도 불구하고 타팀으로부터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1,500만 달러(약 204억 원)에 디트로이트와 계약했다.

절치부심한 토레스는 올시즌 달라진 모습 보였다. 특히 선구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통산 기록한 볼넷은 333개, 삼진은 746개이지만 이번 시즌은 볼넷 41개, 삼진 36개로 오히려 볼넷이 더 많다. 출루율도 0.386까지 끌어올리며 커리어 하이다.
토레스가 가세한 올 시즌 디트로이트의 2루수 포지션 팀 타율은 아메리칸리그(AL) 1위(0.283), OPS(0.833도 1위다. 반면 토레스를 떠나보낸 양키스는 올 시즌 2루수 포지션의 팀 타율이 0.214로 AL 15개 팀 중 13위에 머물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토레스는 5시즌만에 올스타전에 출전할 확률이 높아졌다. 27일 MLB 사무국에서 발표한 올스타 1차 투표 결과 그는 잭슨 할러데이와 함께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