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0억이 혜자네!' MLB 좌완 역대 최고액 투수 프리드, 시즌 10승 선착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가장 비싼 선수가 실제로는 가장 싼 선수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외친 말이다. 이 문장이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양키스 선발 투수 맥스 프리드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프리드는 첫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엘리 데 라 크루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타일러 스티븐슨은 시속 95.7마일(약 154km) 패스트볼로 삼진으로 막았다.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친 프리드는 4회 다시 한 번 데 라 크루즈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스펜서 스티어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으나 3루수 재즈 치좀 주니어가 송구 미스를 범했다. 그 사이 발빠른 데 라 크루즈가 홈을 밟아 첫 실점을 내줬다.
5회에는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정확한 견제구로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6회는 삼자범퇴, 7회는 볼넷 1개만을 내준 채 무실점으로 막은 프리드는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 경기를 펼쳤다. 프리드의 활약 속에 양키스는 7-1로 승리했다.

지난겨울 FA 자격을 얻은 프리드는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과 함께 FA 시장 선발 투수 TOP2 자원으로 꼽혔다. 2021년부터 4시즌간 47승 25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는 등 수준급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넬보다는 후순위였다. 스넬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유였다. 프리드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20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이다.
게릿 콜의 뒤를 받칠 선발 투수가 필요했던 양키스는 스넬에게 먼저 접촉했다. 후안 소토를 잔류시키고 스넬까지 영입해 ‘타도 다저스’를 외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소토는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로 향했고, 스넬은 오히려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자 대안으로 택한 선수가 프리드였다.
영입 당시 프리드에 대해 가장 큰 의문 부호는 금액이었다. 양키스는 그에게 무려 8년 2억 1,800만 달러(약 2,950억 원)를 보장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보스턴과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계약한 좌완 역대 최다 금액을 깨는 수준이었다. 프라이스는 프리드보다 100만 달러(약 13억 원) 적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프리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투수 개조에 일가견이 있는 맷 블레이크 코치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프리드는 종전과 달리 커터와 스위퍼의 비중을 늘렸고, 포심과 커브를 줄였다. 그러자 다양한 구종에 타자들은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덕분에 프리드는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올라섰다.

프리드의 활약이 더 놀라운 이유는 그가 사실상 1선발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시즌 개막 직전 에이스 콜이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이탈했다. 자연스럽게 프리드가 1선발, 카를로스 로돈이 2선발을 맡게 됐다.
상대 1선발과의 경기는 어느 투수에게나 까다로운 매치업이다. 그러나 그는 팀의 믿음에 120% 보답했다. 현재까지 17경기에 나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으며, 평균자책점이 그보다 낮은 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헌터 브라운(1.88) 뿐이다.
현재까지 프리드는 투자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C.C 사바시아에 이어 역대급 혜자 계약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