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이 옳았나? ‘자격 있다’던 김혜성은 벤치, ‘타율 꼴찌’ 콘포토는 홈런...다저스의 아이러니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이 결장한 날. 마이클 콘포토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그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역전승에 결정적인 발판을 놓았다.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콘포토와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을 앞세워 콜로라도를 9-7로 꺾었다.
다저스는 0-2로 뒤진 4회 타선이 폭발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무사 3루서 내야 땅볼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앤디 파헤스의 1루수 앞 타구 때 윌 스미스가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등장한 콘포토. 그는 1사 1,3루서 상대 투수 헤르만 마르케스의 3구째 너클커브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5호 홈런. 순식간에 점수는 5-2로 뒤집혔다. 이어 무키 베츠의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4회 6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다저스는 6회 오타니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과 9회 에르난데스의 적시 2루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선발 잭 드라이어는 1이닝 1실점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로 등판한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콘포토는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 경기에서 1점 이상 타점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콘포토는 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171(217타수 37안타) 5홈런 16타점 OPS 0.588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은 전체 최하위이며, OPS는 뒤에서 7번째다.
최근 7경기 성적도 타율 0.160, OPS 0.552에 불과하고, 최근 30경기로 넓혀도 타율 0.168, OPS 0.587에 머무른다.
다저스는 지난 19, 20일 콘포토를 벤치에 앉히며 ‘리셋’을 시도했다. 그러나 21일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복귀시켰고,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 여파는 김혜성에게로 향하고 있다. 6월 한 달간 다저스는 23경기를 치르는 동안 김혜성의 선발 출전은 단 10경기에 그쳤고, 이 중 풀타임 출전은 단 5경기뿐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은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좌완 상대 타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용을 미뤘다는 해명이 있었지만, 그는 좌완 투수 상대 제한된 기회에서 타율 0.750, OPS 2.500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냈다.

반면 같은 좌타자인 콘포토는 좌완 상대 타율 0.209, OPS 0.625로 부진하지만 꾸준히 기용되고 있다. 다저스가 콘포토에게 1,700만 달러(약 233억 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고 베테랑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공정 경쟁(meritocracy)’을 내세우는 팀 철학과는 어긋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미국 매체 '다저스네이션(Dodgers Nation)'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콘포토가 자주 출전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공정 경쟁의 관점에서 본다면, 김혜성은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김혜성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플래툰 시스템의 적용 대상인 김혜성이 우완 투수 헤르만 마르케스를 상대로도 벤치에 머문 것이다.

25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콘포토의 부진이 라인업 보강 필요성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간혹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직까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며 “그의 OPS 0.588로 다저스 주전 타자들 중 최하위며 이는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라인업 보완의 필요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매체는 로버츠 감독의 코멘트를 인용 “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레이드 마감일이 가까워질수록 팀이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 콘포토가 매일 밤 조금씩 더 나아지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가 좋은 플레이를 계속해주는 건 분명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과연 콘포토의 간헐적인 반등이 다저스의 인내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