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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우승으로 화려하게 마침표 찍은 배구 여제 김연경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515 2025.04.09 03:00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있을 수 없어도, '팀만큼 위대한 선수'는 종목마다 한 명쯤은 있다.
이제 우승 트로피를 품고 코트를 떠나는 김연경(37·흥국생명)은 클럽팀을 넘어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위대한 선수였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팀에서 가장 많은 34점을 몰아쳐 세트 점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구단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아우르는 통합 우승을 일구고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췄다.
이제 그는 20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신장 192㎝의 축복받은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공격력, 어쩌면 공격 능력보다 뛰어날지 모르는 수비 능력까지 갖춘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입단 첫 시즌인 2005-2006시즌에 이어 2006-2007시즌도 우승을 차지했고, 한 해를 건너뛰고 2008-2009시즌까지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일본 리그로 진출했다.
일본 JT 마블러스 유니폼을 입은 2009년 첫해에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1년에는 일본 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을 남기고 유럽 리그로 이적했다.
그리고 김연경은 세계 여자배구 최고 수준의 튀르키예 리그에서 6년간 무려 7개의 우승컵을 수확하며 명문 구단 페네르바체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특히 2011-2012시즌에는 CEV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견인하고 득점왕과 동시에 대회 MVP를 독식했다.
원 소속팀 흥국생명과의 '이적 파동'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했던 김연경은 2013-2014시즌 다시 페네르바체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MVP 수상을 일궈내며 세계 최고 여자 배구선수의 자리를 공고히 굳혔다.
이후 2017-2018시즌에는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로 이적해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인도했고, 2018년에는 다시 튀르키예 리그로 복귀해 엑자시바시 비트라와 계약했다.
계속해서 튀르키예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던 김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스포츠계가 '셧다운'되자 2020년 전격적으로 국내 리그에 복귀했다.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그는 건재한 기량을 자랑하며 정규리그 MVP를 받았으나 시즌 막판 팀 내 사건·사고 여파로 GS칼텍스에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2021년 다시 중국 상하이에 진출해 한 시즌을 뛴 김연경은 2022-2023시즌 다시 흥국생명에 복귀했다.
그해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앞서가다가 2승 3패로 우승을 놓쳤던 김연경은 2023-2024시즌은 현대건설의 독주를 막지 못해 또 한 번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연경은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하고자 2024-2025시즌에도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맺었고, 결국 바랐던 우승으로 선수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설의 퇴장에 V리그 전체가 예우를 갖췄다.
김연경의 정규리그 마지막 방문 경기마다 은퇴식 행사를 준비해 한국배구연맹(KOVO) 최초의 '1호 은퇴 투어'를 했고,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김연경이 '배구 여제'라는 별명을 얻은 건, 태극마크를 달고 보여준 헌신 덕분이다.
유럽 리그에서 뛸 당시 세계 곳곳에서 온 귀화 제의를 단칼에 거절한 일이나 20대 초반이던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무릎 수술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자 구단에 항의하며 출전을 고집했던 일화는 그의 애정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김연경은 2012 런던 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끌었고, 당시 대회 본선 8경기 평균 25.8점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올림픽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국민에게 매 경기 감동을 선사하며 또 한 번의 4강 신화를 일궜고, V리그 여자부 인기가 폭발하는 계기를 선물했다.
이제 코트를 떠나는 '배구 여제'의 다음 여정은 많은 배구 팬의 관심을 끈다.
김연경은 우선 공식 은퇴식이 예정된 5월까지 휴식할 예정이다.
은퇴 이후에도 배구를 떠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여러 번 말했던 김연경은 지도자와 행정가의 길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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