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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예노르트 입단 유력' 배승균 "인범이 형한테 많이 배울래요"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477 04.08 21:00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왜 (배)승균이만 봤는지, 솔직히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지한 친구입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 입단이 유력한 보인고 3학년 중앙 미드필더 배승균을 두고 스승 심덕보 감독은 8일 이렇게 평가했다.
페예노르트가 배승균에게 관심을 처음 보인 건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였다.
경기장에 온 페예노르트 스카우트팀이 나흘 동안 배승균의 플레이만 지켜보며 심 감독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지난해 10월 페예노르트가 배승균과 심 감독을 네덜란드로 초청해 보름 동안 테스트 훈련을 진행했고, 올해 정식으로 영입을 제의했다.
배승균은 보인고 '에이스'다. 그러나 속된 표현으로 고교 축구계를 '씹어먹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네덜란드 리그는 빅클럽에 좋은 선수를 공급하는 '유망주 산파' 역할에 특화된 리그여서 배승균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심 감독은 "처음 승균이를 봤을 때 배우려는 자세가 좋고 기본기와 그라운드에서 성실성이 좋아 좋은 선수로 키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좋은 제의를 받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성실성에 더해 공을 지니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판단력을 페예노르트가 높게 평가했으리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8일 서울 송파구 보인고 운동장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배승균 자신도 아직 얼떨떨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강점을 말해 보라'는 말에는 "수비형,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를 다 볼 수 있고, 볼 가지고 전진하는 걸 좋아하며, 수비할 때는 끝까지 끈질기게 한다"며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답했다.
미드필더로서 롤 모델은 FC바르셀로나의 가비이지만, '축구 선수'로서 닮고 싶은 선수는 '페예노르트 선배'가 된 황인범, 그리고 네덜란드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도 오른 박지성이라고 했다.
지난해 페예노르트 테스트 기간 황인범이 다가와 '악수'를 해 준 건 배승균에게 평생 남을 기억이라고 한다.
배승균은 "피지컬을 앞세우기보다는 똑똑하게 플레이하는 황인범 선배님을 닮고 싶다. 페예노르트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면서 "(최근 득녀한) 황인범 선배님 드릴 선물을 들고 네덜란드로 가겠다"고 말했다.
페예노르트에 안착한다면, 황인범의 포지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키 180㎝로 황인범보다 3㎝ 큰 배승균은 "더 연습한다면, 헤더만큼은 황인범 선배님보다 잘할 자신 있다"며 웃었다.
'대선배' 박지성으로부터 닮고 싶은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라는 빅클럽에서 주전급으로 수년 동안 살아남은 '생존력'이다.
배승균은 7만4천여 관중을 수용하는 올드 트래퍼드의 그라운드를 누비던 박지성의 플레이를 늦은 밤 생중계로 보며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페예노르트를 시작으로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아 박지성처럼 맨유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게 배승균의 목표다.
그는 자신이 고를 수만 있다면, 맨시티가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맨유를 선택하겠다고 장담했다.
자신보다 한 살 많으며, 1년 일찍 유럽 무대에 진출한 양민혁(퀸스파크 레인저스)도 닮고 싶은 선수다.
지난해 피로골절 때문에 재활할 때 양민혁과 같은 병원에 다녔으나 "워낙 대단한 형"이어서 말도 한마디 못 붙여봤다고 한다.
배승균은 "네덜란드에 가서 더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 (그라운드에서) 민혁이 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때는 당당하게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승균은 올여름 페예노르트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면 친구들보다 6개월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어른들의 세계'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벌써 자신을 다그치고 있다.
몸싸움에 밀리지 않을 체격을 만들기 위해 식탁에 보이는 고기는 다 집어삼킨다. 당연히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이다.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진성 축구팬' 김석한 이사장이 운영하는 보인고는 축구부 학생들을 위한 외국어 수업에 힘써왔기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이미 가능하다.
배승균은 "이사장님이 '네덜란드 가서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어. 잘 안되더라도 축 처져있지 말고 노력하면 돼'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 말씀을 듣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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