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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엇갈린 KIA·LG…선발 투구이닝에서 비롯된 불펜 희비


특별한 전력 손실 없이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셋업맨인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났지만 키움 히어로즈에서 세이브왕 출신인 조상우를 데려왔기에 불펜진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개막하자마자 간판타자인 김도영과 박찬호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KIA에 발생했다.
그런데 KIA의 더 큰 문제는 믿었던 불펜에서 일어났다.
3승 5패로 공동 7위에 처져 있는 KIA는 4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4연패 기간 세 번이나 불펜이 불을 질렀다.
KIA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2.63으로 LG 트윈스(1.50) 다음으로 좋다.
그러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무려 8.07로 NC 다이노스(8.13) 다음으로 나쁘다.
지난 27일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3실점 하고 무너진 마무리 정해영은 평균자책점이 9.00으로 치솟았고 전상현(10.13), 황동하(6.43), 이준영(6.75), 곽도규·임기영(이상 27.00) 등 지난해 우승 불펜진이 집단 부진에 빠졌다.
그나마 조상우와 최지민이 나란히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나 이닝당 2명 안팎을 누상에 내보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LG 트윈스는 시즌 전 불펜진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예상 밖으로 순항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마무리 유영찬과 함덕주에 이어 장현식마저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새로 영입한 김강률과 베테랑 김진성, 우강훈, 이지강, 박명근 등이 제 몫을 하면서 불펜진 평균자책점 3.00으로 3위에 올랐다.
사실 LG 불펜진이 버티는 배경은 선발진의 눈부신 호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요니 치리노스-손주영-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임찬규-송승기로 이어지는 LG 선발진은 7경기에서 6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평균자책점 1.50으로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LG 선발진은 경기당 투구 이닝 6⅔이닝으로 전체 1위다.
선발 투수가 7회 2아웃까지 책임지니 자연히 불펜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KIA 선발진은 평균자책점이 LG 다음이지만 평균 투구이닝은 5이닝에 불과하다.
KIA보다 선발 투구이닝이 적은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이상 4⅔이닝)뿐이다.
KIA는 가뜩이나 부진한 불펜진이 매 경기 4이닝씩 책임져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상황이다.
물론 시즌 초반 마운드 사정이 끝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올 시즌 LG가 구축한 막강 선발진은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의 투구이닝을 상쇄하며 선두 질주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천병혁의 야구세상] 엇갈린 KIA·LG…선발 투구이닝에서 비롯된 불펜 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