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막판 극도로 수비 위주의 축구를 펼친 끝에 가까스로 승점 3점을 따낸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은 "결과적으로 승리했으니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전북은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7분 터진 콤파뇨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FC안양에 1-0으로 이겼다.
전북은 한때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등 승격팀 안양을 제압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경기 막판이 되자 포옛 감독은 수비수들을 잇달아 투입하며 '잠그기'에 들어갔다.
후반 31분에 공격수 전병관 대신 수비수 김영빈이, 후반 42분에는 미드필더 강상윤 대신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가 들어갔다.
중앙수비수 숫자가 2명에서 4명으로 크게 늘었고, 양쪽 풀백은 좀처럼 전진하지 않았다.
한때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던 전북 경기에서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었다.
그만큼 포옛 감독에겐 승점 3점이 간절했다.
전북은 직전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을 기록 중이었고, 순위는 11위까지 처져 있었다.
포옛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여러 팀을 이끌면서 많은 경기를 경험했지만, 이렇게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건 처음"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사람들은 경기 결과를 볼 때 누가 이겼는지를 먼저 본다. 어떻게 이겼는지 수비수가 6명인지는 잘 확인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승리했으니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포옛 감독은 전북 선수단에 '부정적 멘털리티가 남아있다'며 최근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승리가 간절했다. 승리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수비 위주로 했다"면서 "승리를 따냈으니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기를 바란다. 이 기세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와 승리에 익숙한 전북 팬들은 이런 수비 중심의 축구가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을 터다.
모기업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전북은 승리는 물론이고 공격적인 재미있는 축구를 펼쳐 보여야 할 '의무'가 있는 구단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런 극단적인 수비는 안 할 생각인지를 묻는 말에 포옛 감독은 "그러길 바란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전북 벤치에는 송민규, 이승우, 에르난데스같은 공격적 자원들이 많다. 앞으로는 경기 중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도록 경기가 흘러가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필요한 방법'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북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패한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전북이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분명히 스리백 카드를 쓸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렇게 극단적으로 내릴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극단적 수비축구로 승리 지킨 포옛 "승리했으니 옳은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