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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지 못하는 공격·야성 잃은 수비…멈춰 선 홍명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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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잘 나가던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눈앞에 두고 3경기 연속 제자리걸음 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현재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선두(승점 16)에 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팔레스타인과 원정 경기부터 전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요르단전까지 3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멀리 달아나지 못한 한국은 2위 요르단(승점 13)에 3점 차, 3위 이라크(승점 12)에 4점 차로 앞서 있다.
만약 이날 오전 이라크가 '약체' 팔레스타인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라크에 1점 차로 쫓기고 있었을 수도 있다.
3월 홈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둬 조기에 북중미행을 확정하겠다는 목표는 어그러졌다.
이웃 일본이 C조에서 6승 2무 무패, 24득점, 2실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본선행을 확정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터라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 크다.
홍명보호의 지난 3경기를 돌아보면,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에 효과적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나가지 못한 공격진의 문제점이 두드러진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6차전, 지난 20일 치른 오만과 7차전, 전날 요르단과 8차전에서 모두 1-1로 비겼다.
특히, 이달 두 경기에선 전반에 선제골을 넣으며 우세하게 경기를 끌고 가고도 추가골을 넣지 못하다가 동점골을 얻어맞는 흐름을 반복했다.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은 뒤 한국의 공격 작업을 보면 세트피스를 제외하고 필드 플레이 과정에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런 흐름이 선수들의 안일함 때문이건, 홍명보호 코치진이 공격 작업의 세부 전술을 충분히 가다듬지 못해서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마지막 9, 10차전이 치러지는 6월에도 본선행 확정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시아 축구는 점점 상향 평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몰아쳐야 할 때 제대로 몰아치지 못한 한국은 '월드컵 3차 예선에서 1점 차 리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교훈을 이번 홈 2연전에서 뼈저리게 배워야 했다.
끈끈한 플레이를 펼치는 중동 팀을 상대로 '너무 착한 수비'로 일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만전과 요르단전 실점 장면은 모두 상대 공격수의 드리블 돌파를 제대로 끊어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오만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된 라비아 알라위가 한국 진영에서 활개 치도록 둔 게 결국 알리 알부사이디의 중거리골로 연결됐다.
요르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센터라인 부근에서 박용우(알아인)로부터 공을 빼앗은 야잔 알나이마트가 한국 위험지역까지 전진하는 과정에서 3명의 한국 선수가 달라붙었으나 막지 못했고, 이게 결국 마흐무드 알마르디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만약 한국 선수 3명 중 하나라도 파울로 알나이마트를 막아섰다면 한국은 승점 3을 따내고 북중미행을 확정했을 수도 있었다.
경기의 흐름이 상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변곡점에선 때에 따라 옐로카드 한 장을 감수하고서라도 '터프한' 파울로 확실하게 상대 플레이를 끊어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 수비진은 이런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본선행 조기 확정은 물 건너갔다.
홍명보호가 할 수 있는 건 6월 두 경기에서 지난해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시원하게 2연승을 거두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차갑게 식어버린 팬심을 되돌릴 수도 있다.
이번 2연전을 소화하면서 홍명보호는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백승호(버밍엄시티) 등 주요 선수가 줄줄이 다쳐 전열 구성에 애를 먹었다.
유럽 프로축구 시즌이 끝난 뒤 진행되는 6월 A매치 기간, 이런 돌발상황이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선수들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핵심 선수를 쓰기에 모호할 경우, 그 시점에 가장 몸 상태가 좋고 적합한 자원으로 전열을 구성할 수 있는, 약간의 과감성도 필요하다"면서 "비상사태가 터지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팀이 진짜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몰아치지 못하는 공격·야성 잃은 수비…멈춰 선 홍명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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