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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부상 선수 많았는데 개막 2연승…후배들 대단해"


의도가 담긴 몸짓이었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선발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뒤에 선 내야진은 다른 구단 팬들에게는 낯설었다.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1위 최정이 허벅지 통증 탓에 개막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2년 차 박지환이 3루수로 나섰고, 박성한이 개막전(22일) 투수 공에 손목을 맞아 안상현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자리를 꿰차긴 했지만, 2루수 정준재와 1루수 고명준도 아직 '전국구'는 아니다.
이날 김광현은 5⅔이닝 7피안타 2실점 8탈삼진으로 역투했다.
2회 정준재가 몸을 날려 공을 잡을 때 김광현은 손뼉을 치며 고마워했고, 내야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올 때는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신구조화'를 이룬 SSG는 두산을 5-2로 꺾었다.
전날 6-5 역전승에 이은 개막 2연승이다.
경기 뒤 만난 김광현은 "팀에 부상 선수가 있는데 후배들이 역할을 정말 잘해줘서 2연승을 거뒀다"며 "SSG가 고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런 우려를 씻은 개막 2연전이었다. 젊은 후배들이 SSG 간판이 되도록 옆에서 기운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우리 KBO리그에서도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즐기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은 집보다 야구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나"라며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어야, 야구도 잘되고 인생도 즐거워진다. 후배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즐겁게 야구하라'고 조언한다.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베테랑 김광현도 '좋은 성적'을 내며 야구를 즐기고 싶어 한다.
김광현이 활약해야, SSG가 상위권에 자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김광현은 이날 선발승을 거두며, KBO리그에서 복귀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연속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두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만 당한 두산을 상대로 승리를 챙겨 기쁨이 더 컸다.
김광현은 "지난해 성적(12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첫 단추를 잘 끼워서 다행이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첫 경기치고는 공이 괜찮았다"며 "지난해 두산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렸는데 승리를 따내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올해 김광현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피치 클록은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작년에 너무 ABS에 신경 썼다. 실패 요인 중 하나"라며 "올해는 그냥 타자와의 싸움에만 집중할 것이다. 다트가 아니고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목표도 단순하게 '더 나은 투구'로 정했다.
김광현은 "아마도 다음 주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에 등판할 것 같다. 오늘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을 보완해서 더 나은 투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SSG 김광현 "부상 선수 많았는데 개막 2연승…후배들 대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