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2위가 대상?' 헐크, 극적인 역전…충격의 강아지 의상에도 베스트 드레서는 무산


'상금 2위가 대상?' 헐크, 극적인 역전…충격의 강아지 의상에도 베스트 드레서는 무산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극적인 역전으로 올 시즌 프로당구(PBA) 투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 랭킹에서는 2위였지만 왕중왕전 4강 진출로 랭킹 포인트에서 1위에 등극했다.
강동궁은 19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열린 'PBA 골든큐 어워즈 2025'에서 남자부 대상을 수상했다. 2024-25시즌을 결산하는 시상식에서 여자부 김가영(하나카드)과 함께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시상식에서 강동궁은 첫 기쁨을 누렸다. 앞서 1, 2회 시상식에서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최고 선수에 오른 바 있다.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절친 듀오 중 이번에는 강동궁이 자존심을 세운 모양새다.
강동궁은 올 시즌 정규 투어 4번 결승에 올라 2번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부터 정상에 오른 강동궁은 2차 투어인 하나카드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숨을 고른 뒤 4차 투어인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5차 투어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당초 강동궁은 올 시즌 3번 우승을 차지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에 랭킹 포인트에서 뒤져 있었다.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 챔피언십 2025' 전까지 35만2000점인 강동궁에 마르티네스가 2만 점 이상 앞서 있었다. 마르티네스는 2차와 5차 투어에서 강동궁을 꺾고 정상에 등극했고, 7차 투어인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까지 우승했다.
하지만 상금 랭킹 상위 32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에서 희비가 갈렸다. 강동궁은 4강까지 진출한 반면 마르티네스는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강동궁은 랭킹 포인트 5만 점을 얻어 40만2000점으로 최종 37만8000점에 그친 마르티네스를 제쳤다. 마르티네스는 상금에서는 3억2950만 원으로 3억150만 원의 강동궁에 앞선 1위였지만 왕중왕전 충격의 예선 탈락으로 아쉽게 대상을 내주게 됐다.
강동궁은 팀 리그에서도 맹활약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SK렌터카의 정규 시즌 및 파이널 우승을 견인했다. 팀 리그 대상과 뱅크샷상까지 강동궁은 3관왕을 달성했다.
강동궁은 "대상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정말 받고 싶었다"면서 "3회 우승한 마르티네스와 대상 경쟁에서 역전하기 쉽지 않았는데 마지막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성적을 잘 내서 대상까지 받게 됐다"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들만 있는 기억에 남는 시즌"이라면서 "마르티네스도 정말 고생했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 특히 SK렌터카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월드 챔피언십에 대해 강동궁은 "컨디션이 좋았는데 테이블 상태 등 여러 부분에서 힘들어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운도 따라줬지만 정신력과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이겨내는 법을 터득했기에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4강에 오른 유일한 한국 선수라는 점은 힘들지 않았지만 대회 주최사가 소속팀이라 책임감이 컸다"면서 "우승자인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와 후회 없는 경기를 했는데 내년에는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강동궁은 노렸던 또 다른 상은 놓쳤다. 이날 강동궁은 "베스트 드레서상 욕심이 있다"면서 "슈트만 입으면 경쟁력이 없을 것 같고,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 강아지 인형에 슈트를 입혀봤고, 머리도 내려서 젊어 보이려 했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이 소속팀 하이원리조트의 컬러를 매칭해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이미래가 수상했다. 강동궁은 "이번에 받지 못하면 다음부터는 소박하게 오겠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마음을 비워야 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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