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궁도 아찔했던 8강 진출 싸움…17살 김영원은 한 차원 더 성장

정상 가는 길에서 가장 큰 고비였을까. 경기 뒤 강동궁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쑥쑥 성장하는 김영원의 위력도 실감했다.
강동궁이 1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 PBA-LPBA 2024~2025’ 남자부 16강전에서 김영원을 힘겹게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세트 점수는 강동궁의 3-2 승리. 하지만 내용에서는 한 참 후배인 김영원의 도전이 매서웠다.
강동궁은 이날 첫 세트에서 8이닝 만에 15점 도달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애버리지 1.875도 나쁘지 않았고, 김영원을 7점으로 묶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5개의 하이런으로 치고 나간 김영원은 애버리지 2.143으로 2세트를 따냈고(15-12), 3세트에서는 강동궁을 15-5로 찍어누르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3세트에서 강동궁은 애버리지 0.455로 몰리는 등 완패를 당했다.
강동궁은 4~5세트 각각 15-9, 15-7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특히 4세트에는 혼신의 힘을 발휘하며 애버리지 3.000을 기록했다. 아찔했던 순간을 벗어난 강동궁은 5세트 막판에도 김영원의 공격 기회에서는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행운이 따른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면 언제든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 같다.
강동궁은 올 시즌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영원과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강동궁은 1, 3세트를 빼앗겼지만 관록을 앞세워 김영원의 추격을 따돌렸다. 당시 강동궁은 김영원의 선전을 칭찬하며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9개월 만에 시즌 가장 큰 무대의 16강전에서 둘은 다시 만났고, 강동궁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김영원의 기량을 새삼 확인했다.
이날 경기 뒤 강동궁은 김영원과 포옹하며 점점 거인으로 성장하는 김영원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보냈고, 김영원은 두 손으로 박수를 치며 강동궁의 8강 진출을 축하해주었다.
올 시즌 절정의 감각을 자랑해온 강동궁은 15일 8강전에서 모리 유스케와 만난다. 8강 가운데 또 다른 국내파인 오태준은 응우옌꾸억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이 밖에 릿피 체네트-응오딘나이, 세미 사이그너-안토니오 몬테스 8강 대결을 벌인다.
국내파의 자존심 강동궁이 김영원과의 16강전 힘겨운 승리의 ‘보약’을 통해, 8강전에서 바짝 긴장의 고삐를 죌지 주목된다.
김창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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