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하루 이글 3개에 '홀인쓰리'까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특급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천500만달러) 첫날 진기명기가 줄을 이었다.
챈들러 필립스(미국)는 이날 2번(파5), 9번(파5), 16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필립스는 16번 홀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11m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2번 홀에서는 64m 거리 칩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 이글이 됐다.
9번 홀에서는 301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으로 홀 1m 옆에 볼을 떨궈 가볍게 이글을 추가했다.
1982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TPC 소그래스에서 열리기 시작한 이래 이글 3개를 잡아낸 선수는 필립스가 처음이다.
올해 2년째 PGA 투어에서 뛰는 필립스는 PGA 투어에서 가장 상금이 많고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했다.
필립스는 이날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파 5홀 4곳에서 무려 7타를 줄였다.
이글 3개와 버디 3개를 쓸어 담은 필립스는 보기 4개에 8번 홀(파3) 트리플보기 등 널뛰기 경기 끝에 4언더파 68타를 쳤다.
조던 스피스(미국)도 11번 홀(파5) 벙커샷 이글과 16번 홀(파5) 70m 칩샷 이글을 잡아냈다.
스피스는 2언더파 70타를 쳤다.
저스틴 로워(미국)는 보기 드문 '홀인쓰리'의 주인공이 됐다.
악명 높은 17번 홀(파3)에서 그는 티샷을 그린을 넘겨 물에 빠뜨렸다.
그런데 1벌타를 받고 81m 거리 드롭존에서 친 샷이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1999년 프레드 커플스(미국)의 '홀인쓰리'가 떠오른 장면이었다.
1997년 이곳에서 홀인원을 했던 커플스는 2년 뒤에는 티샷을 물에 빠트렸지만, 세 번째 샷을 홀에 덩크슛처럼 꽂아 넣어 관객을 열광시켰다.
파를 지킨 로워는 1라운드를 이븐파 72타로 마무리했다.
그렇지만 같은 이름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로워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티샷이 짧아서 물에 빠진 토머스는 드롭존에서 쳐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렸으나 홀에서 14m나 모자랐다. 간신히 2퍼트로 홀아웃한 토머스는 더블보기를 써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의 샷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3번 우드로 티샷한 볼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벗어나 숲으로 들어갔다.
볼은 흙 위를 덮어놓은 마른 솔가지에 반쯤 가려 있었다.
다행히 나무 틈새로 그린은 보였다. 남은 거리는 161야드.
신중하게 아이언을 고른 매킬로이는 낮게 굴러가는 컷 샷을 구사했고 공은 그린 한참 전부터 데굴데굴 굴러 그린에 올라가더니 홀 2m 앞에 멈췄다.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매킬로이는 "운이 따랐다"며 기뻐했다.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4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하지만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이 28.5%로 출전 선수 144명 가운데 140위까지 떨어져 티샷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이글 3개에 '홀인쓰리'…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진기명기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