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체육회 출범 105년 만에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에 오른 김나미(54) 내정자는 체육회가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으로 바뀌는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김나미 사무총장 내정자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큰 책임을 맡게 돼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끌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의 김 내정자는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과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을 지냈고 12일 발표된 체육회 인사에서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다음은 김나미 사무총장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 대한체육회 출범 10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에 내정된 소감은.
▲ 큰 책임을 맡게 돼 무거운 마음이 들면서도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대한체육회가 105년의 역사를 지닌 만큼 그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체육 행정과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체육회가 더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사무총장직을 수행할 계획인가.
▲ 국내외 스포츠 행정과 정책을 경험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선수 중심의 스포츠 환경'과 '국제 경쟁력 강화'이다. 체육회 사무총장으로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또 체육회의 행정 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정비해 변화하는 국제 스포츠 환경에서 대한민국 스포츠가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국제통'으로 유명한 본인의 강점은.
▲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국제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을 깊이 체감했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국제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체육회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더욱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특히 2036년 하계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게 목표다.
-- 첫 여성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계획인가.
▲ 선수 출신 여성 스포츠 행정가로서 보다 포용적이고 실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한다. 선수·지도자·행정가 등 다양한 입장에서 스포츠를 경험하며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배웠다. 대한체육회가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질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실행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드리겠다. 그동안 체육계에는 여성 리더들에게 유리천장이 존재했고, 많은 여성이 그 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세심함과 강인함을 살려 보다 균형 잡힌 리더십을 실현하겠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여성 리더가 스포츠 행정가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주는 사무총장이 되겠다.
-- 유승민 회장과 함께 체육계의 변화 열망을 담아낼 혁신 구상은.
▲ 대한체육회의 미래는 '디지털화, 전문화,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행정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보다 효율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수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국제 스포츠 환경에 맞춰 행정 조직도 보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젊은 유승민 회장님과 함께 체육계의 변화를 기대하는 모든 분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실질적 혁신을 이뤄 나가겠다.
-- 두 아들의 엄마로 독일에서 생활하다가 한국행 결심에 고민이 없었나.
▲ 남편(요른 볼슐래거)은 누구보다 제가 체육계로 돌아가는 걸 지지해 줬다. 그도 바이애슬론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스위스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 감독을 12년간 지낸 경험이 있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어떤 자리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은 현재 독일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고, 친정어머니도 가족과 함께 독일에 남기를 원하셔서 저는 '기러기 엄마'가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가족 모두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한국에는 의지할 수 있는 오빠(김명종 전 국가대표 스키 선수) 가족이 있어 큰 힘이 된다. 체육계에서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만큼 누구보다 저를 이해해 주는 가족이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 저 또한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 앞으로 일정은.
▲ 27일 이사회 직전에 귀국할 예정이어서 향후 일정은 귀국 후 구체적으로 조율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으로서 첫 공식 일정들을 신중하게 준비하며, 조직과 체육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나씩 정리해 나가겠다.
대한체육회 첫 여성 사무총장 김나미 "변화와 혁신 이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