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아닌 깡패’ 추월당하자 바통으로 가격…과거 폭행사례는?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미국 고등학교 육상 경기에서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바통으로 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서 열린 실내 육상 선수권 대회 4X200m 계주 결승에서 발생했다.
당시 I.C. 노르콤 고등학교 소속 알라일라 에버렛(고3)과 브룩빌 고등학교 케일런 터커(고3)는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곡선 구간에서 터커가 에버렛을 앞질렀고, 이 순간 에버렛은 들고 있던 바통으로 터커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충격을 받은 터커는 바통을 떨어뜨리고 머리를 감싼 채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터커는 뇌진탕 및 두개골 골절 가능성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사건이 알려지자 에버렛 측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달리다가 팔이 걸려 균형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바통이 상대 선수의 머리에 닿았다”며 의도적인 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
피해자인 터커는 “곡선 구간을 지나기 전부터 에버렛이 팔꿈치로 내 팔을 계속 가격했다. 앞질렀을 때 갑자기 바통으로 머리를 맞았다”며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경기 중 충돌이 아닌, 스포츠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폭력 행위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미국 고교 스포츠에서 폭력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15년,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고교 미식축구 경기 도중 심판을 뒤에서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수비수 두 명이 심판을 고의로 밀쳐 넘어뜨리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결국 선수들은 팀에서 퇴출당했다.
또한 2023년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한 중학생이 축구 경기 중 상대 선수의 목을 감아 넘어뜨리는 폭행이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학교 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버지니아 고등학교 체육연맹(VHSL)은 에버렛의 실격 조치를 유지하면서 추가 징계를 검토 중이다.
VHSL 관계자는 “운동 경기에서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징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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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근 기자
‘선수 아닌 깡패’ 추월당하자 바통으로 가격…과거 폭행사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