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광주FC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탈락 위기에서 구한 '득점 선두' 아사니는 비셀 고베전 완승으로 팀의 실력이 입증됐다고 기뻐했다.
아사니가 맹활약한 광주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ACLE 16강 2차전 비셀 고베(일본)와 홈 경기에서 전·후반을 2-0으로 압도해 1·2차전 합계 점수를 2-2로 맞춘 뒤 연장전에서 득점해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원정으로 열린 1차전에서 0-2로 패해 탈락 가능성이 높았던 광주는 안방 경기에서 기울어진 전황을 뒤집고 극적으로 8강행에 성공했다.
'광주의 기적'을 쓴 선수는 공격수 아사니였다.
오른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아사니는 1-0으로 앞선 후반 40분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해 16강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아사니는 이후 시작된 연장전에서도 해결사로 나섰다.
아사니는 연장 후반 13분 페널티아크 부근 고베의 수비진 사이가 벌어진 틈을 타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을 찼다.
아사니의 발을 떠난 공이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히 찌르면서 광주가 3-0을 완성, 극적인 8강행을 확정했다.
리그에서 가장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하는 아사니답게 그림 같은 궤적의 슈팅으로 '광주의 기적'을 완성했다.
이날 대회 8, 9호 골을 추가한 아사니는 안데르송 로페스(요코하마)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한때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전방을 책임졌던 리야드 마흐레즈(알아흘리·8골), 세기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7골) 등 서아시아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보다 더 많은 골을 터뜨린 것이다.
아사니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로서 이번 경기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1차전 패배로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그게 준비한 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실력을 증명했다. 자력으로 ACLE 8강에 진출했으니 매 순간 역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일원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아사니의 발언처럼 광주는 이날 승리로 K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역대 시·도민구단 중 ACL 무대에서 8강에 오른 건 광주가 최초다.
아사니는 경기 중에는 결코 긴장하는 일이 없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아사니는 "난 축구를 너무 사랑한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 압박을 즐긴다"며 "드리블하는 것도 즐겁다. 감정적으로 압박이 오더라도 경기 중에는 행복하고 즐거운 게 있어서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다른 선수들한테 '오늘 무조건 골을 넣는다'고 말해뒀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ACLE 득점 선두' 아사니 "광주FC 실력 증명…매 순간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