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가 '겨울철 논두렁 잔디'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2일 충남 천안의 축구종합센터 건설현황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축구종합센터가 잔디와 관련해 많은 R&D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한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 등의 잔디 상태가 화두로 떠올랐다.
아직 땅이 녹지 않은 늦겨울에 리그가 개막하면서 선수들은 잔디 상태가 열악한 그라운드에서 실전을 치르고 있다.
서울의 '월드스타' 제시 린가드를 비롯한 여러 선수와 축구인들이 그라운드 환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잇달아 냈다.
전북 현대는 잔디 상태 악화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1차전 홈 경기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못 치르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표팀도 이 문제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번 3월 A매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고양종합운동장(20일 오만전), 수원월드컵경기장(25일 요르단전)에서 열린다.
각 경기장 그라운드를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행정의 최상위 기관인 대한축구협회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정 회장은 올가을 훈련장 그라운드까지 모든 시설이 완성될 거로 보이는 축구종합센터가 잔디 문제의 '해답'을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은 (봄, 여름은) 난지형 잔디를 깔고, 가을에 한지형 잔디를 그 위에 깐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점점 기후가 변하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축구종합센터에는 총 11개 면의 축구장이 마련된다.
천연잔디가 7면, 인조잔디가 4면이다. 천연잔디 7면 중 2면은 천연잔디를 인조잔디가 지지하는 형태의 하이브리드 잔디로 조성된다.
축구협회는 그라운드에 품종, 잔디 배합 등을 두고 다양한 '실험'을 해 한국의 기후와 환경에 맞는 최적의 '잔디 설루션'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한국 축구의 '새 요람'인 축구종합센터가 한국형 그라운드를 만드는 거대한 실험장 구실도 하게 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K리그 그라운드) 관리 주체가 보통 지자체 시설관리공단이며, 또 여러 가지 운영 형태가 있는 것 같은데, (효과적인 그라운드 관리를 위해) 이런 부분도 조정이 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조 공사를 마친 축구종합센터는 올가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을부터는 A대표팀이 이곳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북중미 월드컵이 1년 2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거기에 맞춰 잘 준비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완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는 "빨리 문체부와 상의하겠다. 대한체육회로부터 회장 인준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문체부와 상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체부 교부금으로 열려온 초중고리그 올해 대회 개막이 미뤄지는 점에 대해서는 "초중고 리그는 교육부와 문체부, 대한체육회, 축구협회 넷이 같이 출범한 리그인데 예산 지급 방법 등에서 변경이 있어서 문체부에서 결정이 늦어지는 것 같다"면서 "학생 선수들이나 시도 축구협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잘 설명해 드려서 빨리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천안센터, 잔디문제 해결 위한 R&D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