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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스타 쿼터백 머리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환영받아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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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27·애리조나 카디널스)는 미국에서 경험하기 힘들었을 교통 체증을 겪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연합뉴스 본사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약속한 머리는 예정했던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 때문에 차에서 옴짝달싹 못 했고, 머리와 동행한 관계자는 '왜 이렇게 차가 막히는 것이냐?'는 물음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머리는 교통 체증에서 벗어나 본사 1층의 조형물을 보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으며 한국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전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머리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항에서 짐을 찾고 나오니 수많은 팬이 반겨줬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환영받은 건 축복이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게 자랑스럽다.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 한국계 선수가 최고 수준에서 활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3세 미국인'이다.
그는 "할머니 곁에서 오래 지내지 못해서 많은 추억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대신 어머니가 저를 키우며 항상 한국어를 알려주셨다. 그리고 음식이나 어린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최대한 많이 접하도록 해주셨다"고 했다.
머리는 사상 최초로 NFL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쪽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9시즌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의 1라운드 전체 9번 지명을 받았고, 이후 NFL 애리조나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그를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호명했다.
머리의 신장은 178㎝로 거구가 즐비한 NFL 무대에서 보기 드문 '단신 쿼터백'이다.
쿼터백의 키가 작으면 거구들 사이에 파묻혀 같은 팀 동료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교통사고'와 맞먹는다는 상대 수비수와 충돌에서 체구가 작으면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머리는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민첩성과 강력한 어깨를 앞세워 NFL을 대표하는 쿼터백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입단 당시 4년 총액 4천516만달러(약 506억원)를 받았던 머리는 기량을 인정받아 2022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024년부터 발동하는 5년 최대 2억3천50만달러(3천32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머리는 '한국계 선수'라는 정체성이 자신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NFL 경기 중 태극기를 헬멧에 붙이고 뛰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자기소개에 한글로 '초록불'을 적어 놓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내 코는 납작했고, 눈은 가늘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국계라는 사실을 자부심으로 새겼다"고 했다.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미식축구를 살짝 변형한 신규 종목 플래그 풋볼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되는 대회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새겨진 옷을 입고 등장한 머리는 한국 대표로 출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출전할 생각이 있다. 물론 내 인생 가장 큰 목표는 슈퍼볼 우승이지만, 슈퍼볼에서 우승하거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된다고 해서 만족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NFL 스타 쿼터백 머리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환영받아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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