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단기 실적 관행 아직 남아"…민원·분쟁 시스템 혁신(종합)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 본질은 소비자 신뢰에 있다"며 소비자 보호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단기 실적을 앞세우는 관행이 아직 남아 있다"며 민원·분쟁 시스템 혁신을 예고했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 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임직원과 금융소비자, 금융회사·유관기관 관계자, 외부 전문가 등 250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사후 피해 구제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감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를 통해 조직과 업무의 무게중심을 소비자 보호로 옮기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1년간의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전문가들 "규제 과잉 경계"…금감원 "인센티브 고민"
표창원 한림대학교 특임교수는 "금감원의 이미지와 인상이 금융 업체를 감독-관리하는 기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으로 바뀐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라고 했다. 그는 △예방 활동 성과의 객관적 측정을 통해 구성원의 사기 진작 △민생금융 특사경 출범의 철저한 준비 △ 금융교육의 체계적 확대를 주문했다.
이건호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은 "사전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강화가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 분쟁조정 신속상정제도(패스트트랙)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속하게 대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이 수석부원장은 소비자 보호가 당국 주도 규제 중심으로 흐르면 제대로 정착되기 어렵다며 "소비자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리는 회사들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편면력 구속력' 금융위와 마련 중…민생금융 특사경 준비 만전
이 원장은 "진정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민원·분쟁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단기실적을 앞세우는 관행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융회사 민원·분쟁 시스템 혁신 방안을 마련해 내달 중 모범 관행을 금융권과 실행할 예정이다.
소액 금융분쟁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소송을 사실상 차단하는 '편면력 구속력' 제도도 금융위원회와 함께 마련 중이다.
김욱배 소비자보호 총괄 부원장보는 "2024년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건에 실제 적용한 바 있는 분쟁조정 신속상정제도를 고위험·고난도 분쟁에 대한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지선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지난 4일 발의된 민생금융 특사경 법안에 대해 "국회 통과를 위한 입법 지원과 조직·인력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성욱 은행중소금융 담당 부원장은 점포 폐쇄와 관련,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점포 폐쇄 공동절차 이행 현황을 9월 말까지 분석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동점포·ATM과 함께 7월부터 확대하고 있는 우체국 대리업을 통한 대체 수단 확충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황선오 자본시장 회계 담당 부원장은 고위험 상품을 전문투자자에게 판매하지 않도록 하자는 제안에는 "이뤄질 수 있다면 분쟁이나 불완전판매가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펀드 투자설명에서 핵심 투자위험을 그래프·도표로 강조 표시하는 방안은 9월 30일부터 시행하며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금리·공실률 변화에 따른 손실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방안도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찬진 "금융의 본질은 금융소비자의 신뢰"
이 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취임 전에는 금감원을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책임지는 기관으로만 이해했지만 실제로는 금융과 금융서비스라는 두 가지 미션을 동시에 수행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전성 감독이 금융시스템이라는 기간망을 관리하는 역할이라면 금융서비스 감독은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영국 금융서비스시장법 체계를 언급하며 "궁극적으로는 금융소비자에게 객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 실질적인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 기능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의 본질은 금융소비자와의 신뢰고, 신뢰는 금융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오늘 약속을 끝까지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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